지금의 국가유산인 우리 문화재는 ‘고난과 도굴’의 역사였다. 일제강점기 땐, 일제는 도굴해, 일본으로 가져갔다. 일제강점기 문화재 도굴서 가장 악랄한 도굴꾼 3인방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가루베 지온(輕部慈恩),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다. 오구라 다케노스케는 1920년대부터 수 천 점의 문화재를 광범위하게 수집했다. 일본이 패망하기 전부터 1,000점 이상 문화재를 일본으로 반출했다.
오구라 다케노스케는 1954년 오구라 컬렉션 보존회를 설립했다. 한국 해방 시까지 반출하지 못한 4,000점이 넘는 문화재들은 압수되어, 국립경주박물관이나 경북대박물관 등지로 흩어졌다.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사망한 다음 컬렉션은 보존회가 보관하다가, 1981년 도쿄국립박물관에 1,100여 점이 기증됐다.
이뿐 만 아니다. 자연재난에도 취약했다. 지난 5월 녹색연합에 따르면, 재작년 9월 태풍 힌남노가 내습했을 때를 전후로 토함산에 산사태가 발생했다. 해발고도 400~700m지대를 중심으로 현재 약 24곳이다. 또한 환경단체에 따르면, 경주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 산사태가 발생해, 국보인 석굴암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사적 ‘오산 독산성과 세마대지’에서는 비로 성곽 일부가 무너졌다. 2020년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2010년~2019년까지 도난 문화재는 총 1만 2749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도로 찾은 문화재는 1972건으로, 회수율은 약 15.5%에 불과했다. 게다가 성주본 '훈민정음 해례본'은 아직도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이러한 때에 고령군이 국가유산 관리에 모범을 보였다. 고령군이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전국 지자체 국가유산 관리역량 진단 평가는 행정기반, 행정운영, 행정역량, 거버넌스 등 4대 분류, 총 15개 지표로 구분해 평가했다.
2021년에는 지자체 문화유산 관리역량 평가에서 정성진단평가 문화재청장 표창을 받았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경북 문화유산평가에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 고령군은 2019년 문화유산 전담 조직인 문화유산과를 조직했다. 문화유산 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문화유산 정보검색 프로그램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운영했다. 신속한 민원 응대 및 문화유산의 방대한 자료를 관리했다. 재난 유형별 방재 매뉴얼을 구축했다. 고령군 통합관제센터와 연계해, 24시간 모니터링 되는 재난방지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령군 문화유산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2023년에는 고령 지산동 고분군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2024년에는 고령 대가야 고도(古都)로 지정되는 등 많은 성과를 올렸다.
이남철 고령 군수는 이번 2024년 전국 지자체 국가유산 관리역량 진단 평가에 고령군이 우수한 성적은 국가유산 보존관리를 위해 2019년부터 문화유산 전담 부서인 문화유산과를 조직해, 행정을 운영했다. 적극적인 문화유산 보존 관리, 신속한 민원응대 시스템을 구축했다. 세계유산 축전, 문화유산 야행 등 다양한 국가유산 활용 사업을 추진했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보존 관리한다. 역사문화도시 고령군을 위해 더욱 노력한다.
지난 6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보고에 따르면, 지진으로 국가유산의 피해는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구암리 지석묘군, 개암사 석가여래삼존불상, 내소사 설선당과 요사 등 국가유산 5건과 주변 1건 등 총 6건의 국가유산 피해가 발생했다. ‘내소사 대웅보전’은 서까래 사이에 바른 흙 일부가 떨어졌다. ‘개암사 대웅전’ 일대에서는 종무소 담장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있었다.
목조 유산은 풍우에 아주 취약하다. 석조 유산은 지진에 더욱 취약하다. 더하여 지금도 폐사지(廢寺址)는 그대로 있다. 이는 고령군만의 책임이 아니다. 국정과제로 일본의 오구라 컬렉션을 찾아와야한다. 관계 당국은 목조와 석조의 국가유산관리보존에 행정력을 발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