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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경북 우리 밀가루 생산, 판로는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4.10.08 14:49 수정 2024.10.09 09:06

우리 농업은 농사를 지을수록 손해라는 말이 돌 정도다. 풍년이 들면, 인건비는커녕 이래도 농사를 지어야 하는가에, 장탄식 한다. 또 흉년이 들면, 농부는 자식같이 기른 농산물을 버려야하는 처지다. 이참에 시장에서 거의 찾을 수가 없던, 우리 밀을 생산했다는 소식은 우리 농업에 희망을 준다.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 밀 자급률은 지난 4년 간 0.8%(2020년)에서 2.2%(2023년)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생산량이 증대해도, '판로(販路)가 없다'. 농부는 판로가 있다면, 우리 밀 농사를 짓지 말라 해도, 우리 밀 농사에 종사할 게다. 물론 대구 등지에는 우리 밀 유명 국수집이 있기는 하다. 이것 만으론 경북도 ‘우리 밀 생산 1호’는 1호의 체면만 구기는 셈이다.

지난 2일 전남도에 따르면, 중국 발(發) 벼멸구 전남지역 피해 면적은 1만 9,603㏊로 추산된다. 중국 발 벼멸구라면, 경북도는 벼멸구 강타가 없을 것인가를 우려하는 판이다. 전남은 벼멸구로, 경북도는 판로에 침묵하는 우리 밀이다.

경북도가 대한민국 식량안보 지킨다는 것을 보면, 지난 4일 경북농업기술원이 구미 도개 밀 밸리 특구에서 경북 농업대전환 들녘특구 밀 밸리화 사업 준공 및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밀 밸리화 사업은 대부분 수입 밀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밀 산업 자급률을 증가하기 위해 추진하는 국가 정책사업 일환이다. 경북도가 들녘 특구로 한 단계 고도화시킨 사업이다. 이철우 경북 지사와 권재한 농촌진흥청장, 도, 시·군 관계관, 들녘 특구 참여 농가 등 300여 명이 참석, 우리 밀로 제분한 ‘경북 1호 밀가루’첫 생산을 시작으로 농산업 혁신모델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농업 기본 틀을 바꾸기 위해 지난 2023년부터 본격 추진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지난 6월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평가 돼,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들녘특구는 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하는 농업대전환의 역점 시책사업이다. 농지의 규모화와 이모작 기계화로 식량자급률이 향상됐다. 농가소득 배가를 실현했다. 영농모델로 밀 밸리·식량작물·경축순환 등 3개 유형 4개 특구를 추진했다. 청년이 중심이 되어, 공동체를 만들었다. 고령 농가는 주주로 참여해, 농지 경영을 공동체에 일임했다. 소득은 배당 형식이다. 주주형 공동영농이다. 소득을 배당받는 농지 위탁형과 영농에 함께 참여한 농가는 생산물 소득에 따라 배당받는 공동 영농형으로 운영한다.

구미 밀 밸리 특구는 90호 농가가 참여해, 120ha로 농지를 규모화 했다. 겨울 작물인 밀과 양파를 이모작의 공동 영농형이다. 벼농사 대비 콩과 밀은 1.7배, 콩과 양파는 5.8배까지 높이는 성과를 냈다. 국비 예산을 확보해, 도내 최초 우리 밀을 전문적으로 제분하는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우리 밀의 원료곡 생산에서부터 건조·가공·유통까지 기업형 모델로 발전했다. 올해 100톤 규모 밀가루 생산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시범운영한다. 연간 2,000톤 규모 밀가루를 생산 할 계획이다. 2027년 이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연간 1만 4,000톤 밀가루를 생산한다. 경북 내 밀가루 소비량의 14%를 자급할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나머지 86% 판로는 어디인가를 묻는다.

구미지역 11개 베이커리 업체와 협의체를 구성해 우리 밀로 만든 제과·제빵 제품 개발과 전문 매장을 운영한다. 신라불교 초전지와 연계하는 빵지 순례 프로그램으로 ‘지음밀愛 빵 마을’을 조성한다.

이철우 지사는 ‘농사로 대한민국이 농업 강국으로 도약’한다고, 야심차게 말한다. 더하여 구미에만 떠넘길 생각을 그만둬야한다. 경북 지사의 절대적인 영향권에 있는 '도청 구내 식당엔 지난 7일 현재 우리 밀로 만든 먹을거리'가 없다. 여기부터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

이때부터 밀 농사에 종사하는 농부는 경북 지사의 말을 신뢰한다. 이게 없으면, 경북 지사의 말이 어쩐지 메아리도 없이, 허공을 맴도는 이유가 된다. '구내 식당서부터 판로를 찾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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