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일 동안 5개국에서 무려 19경기. 불가리아와 폴란드, 대한민국 수원을 거쳐 체코, 그리고 진천선수촌에 돌아온 뒤 다시 필리핀 마닐라로 향해야 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이 이어졌다.예고된 체력 저하였고, 어떻게 보면 허리 통증으로 쓰러진 양효진(현대건설)이 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대표팀이 빡빡한 일정 속에 악전고투하고 있다. 지난 6월 7일 처음 소집된 대표팀은 쉼 없이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문제는 타이트한 일정 속에 앞으로 2개 대회가 더 남아 있다는 점이다. ‘홍성진호’는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 2그룹을 비롯해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을 치르고 있는데, 곧 일본에서 열리는 그랜드 챔피언스컵(9월 5~10일)에 출전한다. 여기에 다음 달 가장 중요한 세계선수권 아시아지역예선(9월 20~24일)도 있다.월드그랑프리 2그룹 결승전을 치르고 돌아온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하나 같이 "너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들은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시차 적응과 계속된 경기 출전으로 체력은 이미 바닥이 났다. 16일 아시아선수권 4강에서 태국에 0-3으로 완패한 것도 체력적인 문제가 가장 도드라졌다.복수의 사령탑들은 “원래 비시즌에 대표팀 일정이 있다고 하지만 올해처럼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국위선양과 대표팀도 중요하지만, 사실상 백업 멤버도 변변치 않은 가운데 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도 했다.특히 유럽에서 일정을 마치고 뒤늦게 합류한 김연경뿐만 아니라 4월까지 2016-17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V리그 태국 올스타전까지 다 뛰었던 김수지, 김희진(기업은행), 박정아(도로공사) 등은 체력 저하가 눈에 띈다. 한 구단 트레이너는 “충분한 체력 훈련이 동반된 상태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데, 계속 게임만 뛰다 보면 부상 우려가 크다”고 했다.선수들을 지켜보는 구단들도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한 구단 관계자는 “비싸게 FA선수를 데려왔는데, 정작 우리 팀 선수를 TV로만 보고 있다”고 뼈있는 농을 건네기도 했다.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모든 국제 대회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다. 여자 대표팀은 예비엔트리에 포함됐던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해 월드그랑프리에 14명 중 12명이 나가야 했고, 하루걸러 경기가 있는 아시아선수권에도 13명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나마 양효진이 빠지면서 12명 밖에 남지 않았다.무엇보다 현 대표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달 20일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아시아지역예선이다. 한국은 태국, 베트남, 북한, 이란과 한 조에 속해 있는데, 풀리그를 통해 상위 2개 팀이 2018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얻는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