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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 사기를 당했다'고 호소하는 세입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대구 북구의 한 다세대주택.<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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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침산동의 한 20가구 다세대주택에서, 17가구 주민이 '전세 사기를 당했다'고 호소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서 40대 임대인 A씨를 18일 구속했다.
이 건물은 소유자 A씨가, 땅을 담보로 대구 칠곡 모 은행에서 24억 원을 대출받아 2017년 준공했다.
이어 A씨는 부동산 신탁사에 건물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았다. 이런 경우 A씨는 세입자와 계약을 맺을 때 신탁사와 은행 양쪽에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A씨는 세입자들에게 "신탁사가 내게 권리를 다 넘겼기 때문에 계약에 문제가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피해자는 "부동산중계업소를 거치지 않고, 대구 수성구 소재 A씨의 건설업체 사무실에서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가 세금을 내지 않아 세무당국이 문제의 주택에 대해 '압류하겠다'는 통지서를 보냈고, 세입자들은 뒤늦게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 17가구 주민의 전세계약금은 가구당 1억 원 안팎으로, 모두 15억 5000만 원 정도로 추산된다.
피해자들은 "신탁사 측은 자신과 계약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 몰라라'하고, 은행측은 대출금을 되찾기 위해 경매로 넘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보증금을 못 받고 쫓겨나면 머물 곳이 없다"며 "변호사 선임 비용도 가구당 200만 원이 든다고 하는데, 하루 벌어 사는 서민이 변호사 선임부터 소송까지 진행할 수 있을지 암울하다"고 낙담했다.
이에 피해 주민들은 A씨를 사기 혐의로 곧 고소 할 예정이며, 경찰은 현재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 북구 관계자는 "개인간 거래여서 직접 지원은 불가능하다"며 "다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대구시 등으로부터 긴급주거 지원, 심리상담, 저이자 대출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