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위원회 공화국’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정부의 각종 위원회 신설이 신중해 진다.
아울러 향후 신설되는 모든 정부위원회는 5년 이내의 존속기한이 설정된다. 이를 통해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5년 이후 자동 폐지되고,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와 협의해야 한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4월 27일 국회에서 의결된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행정기관위원회법)일부개정 공포안이, 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 법률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올 11월부터 시행된다.
행안부의 이번 개정안은, 국정과제로 추진중인 ‘위원회 통폐합 등 정비’의 일환으로, 불필요한 위원회가 무분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 위원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의 골자를 보면 ■일몰제 적용-기존에는 한시 운영하는 위원회에 대해서만 존속기한이 설정됐다. 이에 따라, 존속기한이 없는 위원회는 필요성이 감소하더라도 폐지되지 못하고 이른바 ‘식물위원회’로 남아 있었다.
이에 향후 신설되는 모든 정부위원회에 5년 이내의 존속기한이 설정된다. 따라서, 모든 위원회는 존속기한 이후 자동 폐지된다.
만약 존속기한 연장이 필요할 경우, 소관위 행정기관의 장은 미리 행안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
또한, 존속기한과 관계없이 2년마다 모든 위원회는 존속기한을 포함한 존속 여부 타당성 등을 점검해 행안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필요성이 감소하거나 회의 실적이 저조한 위원회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자문위원회 활용-대통령령으로 규정 돼있던 정책자문위의 설치·운영에 관한 근거를 법률로 격상해 성격과 기능이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위원회를 설치하는 대신 정책자문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책자문위는, 소관 정책에 관한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반영하기 위해 각 행정기관에 공통적으로 설치하는 위원회다.
이를 통해 각 부처에서는 자문이 필요할 때마다 법 제·개정을 통해 새로운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부처에 설치된 정책자문위를 활용, 신속하게 외부 전문가 의견수렴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행안부는 법률이 시행되기 전인 올 11월까지 ‘행정기관위원회법 시행령’, ‘정책자문위원회규정’개정안 등 관련 법령을 마련, 법률이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한창섭 차관은 “이번 법률 개정을 통해 앞으로는 불요불급한 위원회 신설은 최대한 억제해 위원회가 내실 있게 운영되고, 국민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