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 하면 울려대는 재난 문자가 오히려 긴장감을 약화 시킨다는 지적에, 정부가 ‘재난문자 송출 기준’을 손보기로 했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늘어나는 재난문자로 인한 국민의 피로감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재난문자 송출기준을 올해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개선한다.
현재 재난문자 송출기준 개선은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추진과제로,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재난문자 발송을 줄이고 긴급하고 필요한 정보만 신속하게 송출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05년 5월 15일부터 시작된 재난문자 서비스는 재난의 경중에 따라 ①위급재난 ②긴급재난 ③안전안내문자로 나뉘며, 지난 2019년까지 연평균 414건이 송출됐다.
그러나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 안내문자 송출에 따라 2022년까지 3년간 재난문자 송출 건수가 연 평균 5만 4,402건으로 크게 증가해(약 131배)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행정안전부에서는 기상청,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지진:대상 지역 단위 개선 및 지자체 지진정보 발송 명확화 등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기상청에서는 송출 대상지역을 현행 광역 시·도 단위에서 시·군·구 단위로 변경해 약한 진동을 느끼거나, 거의 진동을 느끼지 못하는 원거리 시·군·구의 주민에게는 재난문자가 송출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한다.
또한, 지진발생 재난문자(발생 일시·장소, 규모) 송출 권한은 기상청에 있고 지자체는 대피 및 행동요령 송출 권한만 가지고 있음에도, 지난 4월 28일 지진 재난문자 훈련에서 종로구청이 지진발생 문자를 발송한 사고가 있어 동일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기관 간 협의를 통해 역할을 명확히 했다.
■극한호우:기상청이 위험지역 주민에게 재난문자 직접 발송한다.
극한호우시, 반지하 주택이나 지하주차장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먼저 관측·파악이 가능한 기상청에서 읍·면·동 단위로 위험지역에 위치한 주민에게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한다.
극한호우 발송은 50mm/1h, 90mm/3h호우 동시 관측 시 1회 발송한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재난문자방송 기준 및 운영규정’을 4월 말 개정했고, 오는 6월 15일부터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하고 내년 5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할 계획이다.
■대설:도로 통제시에만 발송하고, 단순 안내는 발송 자제 한다.
대설의 경우 지난 2021년 4월부터 호우, 태풍, 대설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에는 ‘대설주의보’에도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있으나, 단순 안전운전 안내가 많아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빙판길 조심’ 등 단순 안내는 발송하지 않고, 도로 통제시에만 발송하도록 ‘도로통제’표준문안을 추가한 ‘재난문자방송 기준 및 운영 규정’을 오는 10일부터 시행한다.
■실종경보:안전안내문자와 별도로‘앰버 채널’을 통해 ’25년부터 제공한다.
이를위해 행안부는 장기 개선과제로 실종문자 수신 전용 ‘앰버 채널’을 2025년까지 구축, 실용화 할 예정이다.
현재는 ‘실종아동법’(개정 ′20.12.28., 시행 ′21.6.9.)에 따라 시·도 경찰청에서 아동 등 실종 사건과 발견 정보를 사건 발생 시·군·구 지역에 재난문자를 발송해 해당 문자 수신을 원하지 않을 경우 이용자가 수신차단 설정을 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향후 ‘앰버 채널’이 구축되면 이용자들이 실종정보 문자 수신을 원할 경우에만 수신 설정을 할 수 있게 돼 불편함이 해소될 것이다.
김성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과다한 재난문자가 오히려 경각심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에 따라, 필요성과 상황에 맞는 송출기준으로 개선해 ‘스마트폰 재난문자’가 ‘국민 지킴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