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 설문조사국민 10명 중 7명은 우리 사회에 ‘여성혐오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 16~18일 전국 성인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조사한 결과, 74.6%가 ‘여성혐오는 실제로 존재하며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던 성차별의 문제가 극단적으로 드러난 것’(매우 동의 22.1%·약간 동의 52.5%)이라고 답했다. ‘여성혐오는 실체가 없으며 언론에 의해 과다하게 조명을 받는 용어’라고 생각한 응답자는 50.4%(매우 동의 11.6%·약간 동의 38.8%)였다.한국사회에서 여성혐오로 인한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74.1%가 ‘그렇다’(매우 심각 18.7%·약간 심각 55.4%)고 밝혔다.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자 25.9% 중에서는 3.1%만이 ‘전혀 심각하지 않다’고 했다.혐오표현이라고 인정한 유형은 ‘인종·민족에 의한 차별적 표현’이 71.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적 기호(동성애자·양성애자 등 64.7%), 출신지역(61.5%), 성별(60.3%), 종교(52.8%)가 뒤따랐다.정치적·이념적 성향과 관련된 차별적 표현이 혐오표현에 해당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절반(42.6%)이 채 되지 않았다. 이는 혐오표현이 아니라고 답한 비율(42.6%)과 같은 수치다.이러한 결과는 정치나 이념 성향에 따른 차별적 표현이 비록 사회문제가 되더라도 국민은 이를 혐오표현의 범주에까지 포함해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재단 측은 분석했다.혐오표현을 접하는 주된 경로는 ‘인터넷(모바일 인터넷 포함)’(65.8%)이었다. 신문이나 방송 등 대중매체가 16.5%, 직장·학교 등 사회생활 공간이 7.2%, 친구·선후배 등과의 사적 모임이 3.8%였다.온라인 공간 중에서도 특히 인터넷 카페·커뮤니티나 블로그(51.8%)가 혐오표현을 많이 접하는 온상으로 지목됐다. 또 직장이나 학교와 같은 사회생활 공간에서도 혐오표현을 적지 않게 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듣는 혐오표현은 성별과 관련된 차별적 표현(45.5%)이었다.지난 5월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범죄인가에 대해서는 여성 78.2%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남성은 48.1%에 그쳤다.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대화에 대해서도 여성 93.9%가 ‘심각한 범죄’라고 했다. 반면 남성은 69.9%만이 동의했다.여성 관련 사회 이슈에 ‘개똥녀’ ‘패륜녀’ 등 속칭 ‘OO녀’ 사건이라 명명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성 82.7%, 남성 58.6%가 여성혐오라고 생각했다.여성혐오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는 ‘신문이나 방송 등 대중매체에서 여성혐오를 부추길 수 있는 표현이나 보도를 했을 때 징계조치를 해야 한다’(28.6%)가 가장 많았다.‘여성혐오에 대한 국민의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과 교육’(22.3%), ‘인터넷상의 여성혐오 게시글과 댓글에 대한 법적 처벌’(20.6%), ‘여성혐오적인 온라인 게시물에 대한 인터넷서비스사업자의 삭제조치’(15.3%), ‘대중매체의 여성혐오 표현에 대한 자율적 제한’(13.2%) 순이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 포인트다.언론재단은 “여성혐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입장은 성별, 나이 등을 포함한 본인의 속성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다”며 “여성혐오와 혐오표현 문제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남녀간·세대간 인식의 격차를 줄이면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노력부터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