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조정환)가 3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여론조사업체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각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제20대 대선 국힘 후보 경선 관련 '경쟁력 및 지지도에 대한 여론조사'를 의뢰받고 결과를 왜곡해 언론사에 전달, 이를 공표 및 보도하도록 한 혐의다.

여론조사와 관련 있는 자료 일체를 해당 선거의 선거일 후 6개월까지 보관해야 함에도 가공·편집되지 않은 여론조사 원 자료 중 ARS 조사결과물 파일 5건을 각 삭제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아울러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로부터 선거여론조사와 관련된 자료 제출 요구를 받자 원자료 삭제 사실 등을 숨기기 위해 거짓의 가공자료를 제출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경북도 대상 유선 전화번호 사례수 37건을 추가하고 이를 통해 총 표본 건수를 1035건으로 조작하는 등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한 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한 다음 여론조사 결과 조작 사정을 모르는 언론사에 전달했다.

재판부는 "제20대 대선 국힘 후보 경선과 관련해 당내 경쟁력과 지지도에 대한 여론조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37개의 동일 전화번호에 대한 중복 결과 값이 포함되도록 해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했고, 이를 언론사가 보도하도록 했다"며, "A씨가 왜곡한 여론조사 결과는 당내 경선이 임박해 공표된 것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사건과 같은 여론조사 왜곡 공표 및 보도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점, 당내경선과 관련된 경우에는 죄질이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