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8·9 전당대회를 보름 가량 앞둔 26일 당 대표 경선 출마자들은 자신만의 색깔로 당을 개혁하겠다고 득표전에 나서고 있다. 후보 등록 마감일(29일)을 앞두고 막판 고심 중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홍문종 의원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총 6명의 후보자가 당 대표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 개혁의 적임자는 자신 뿐이라고 목청을 돋우고 있다.선수(選數)와 지역, 계파도 각양각색인 이들 6명의 당권 주자들은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면서 각자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제시한 공약은 역시 공천시스템 개혁과 기득권 해체에 집중됐다. 그러나 세부적인 방향에서는 다소 차이가 났다. ◇비박계 주자들, 공천시스템 개혁 '천명'가장 먼저 당 대표 도전을 선언한 비박계 김용태 의원(3선·서울 양천을)은 출마 선언을 통해 "당 대표가 된 뒤 6개월 이내 선거 때마다 당을 혼란과 위기로 빠뜨렸던 공직후보 선출 제도를 과감히 개혁하겠다"며 "이렇게 정비된 당헌·당규는 헌법만큼이나 개정하기 어렵도록 만들어 권력적 편의와 특정 계파의 정략적 의도에 따라 당내 법치주의가 흔들리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 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당한 주호영 의원(4선·대구 수성을)도 '공천시스템 개혁'을 제1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제가 경험한 새누리당의 운영은 어느 분야보다도 원칙이 없고 투명하지 않으며 계파와 편법과 불공정이 판을 치고 있다"며 "하물며 공당이 국민을 대표하고 국정을 담당하는 공직후보자를 추천함에 있어서조차 원칙도 기준도 없이 그때그때의 힘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비박계 주자인 정병국 의원(5선·경기 여주시양평군)은 "새누리당의 갑질정치를 끝내겠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는 국민과 민생을 버리고 권력만을 추구하며 천박한 계파 싸움에 골몰했다"며 "온 국민을 상대로 오만한 갑질 정치를 벌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정 의원은 이어 "총선에 참패한 후에도 정부여당의 그 누구도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았다"라며 "끊이지 않는 패거리, 패권 정치로 당원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 정권 재창출의 희망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친박계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었다.◇친박계 주자들, "기득권 해체" 강조 친박계 당권 주자들은 새누리당 혁신을 위한 '기득권 해체'를 강조했다. 친박계 당권 주자인 이정현 의원(3선·전남 순천)은 "국민의 눈으로 우리 정치에 특권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기득권을 철저히 때려 부수겠다"며 "서번트 리더십으로 국민을, 민생을 찾아가는 당으로 만들기 위해 당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아울러 "민생 문제만큼은 야당의 시작으로 접근하고, 여당이 책임지겠다"며 "대한민국 정치의 고질병인 권력에 줄서기 하는 수직적 질서를 수평적 질서로 바꾸고, 올해 태어난 아이들이 성년이 되는 19년 간 보호하고, 도와주는 정당 그래서 2035년에 가서 첫 선거에서 선택 받는 정당이 되도록 장기비전 메뉴얼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한선교 의원(4선·경기 용인시병)도 '기득권 해체'를 선언했다. 그는 "친박이 됐건 비박이 됐건 가진 자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놔야 한다"며 "친박이 갖고 있던 기득권을 다 내놓겠다"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 의원은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은 인적 교체 없이 이뤄질 수 없다. 당의 얼굴을 바꿔야 한다"며 "그것으로부터 국민들은 새누리당의 변화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비박이 될 수는 없다. 원래 태생이 친박"이라며 "그래서 저는 계파청산을 할 수 있다. 친박이 갖고 있던 기득권을 다 내놓고,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친박계 5선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5선·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은 친박계와 각을 세우며 '계파 청산'을 제1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당의 대혁신을 위해 틀은 깨고 판은 바꾸겠다. 정치의 기본은 말과 행동을 바르게 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대혁신의 첫 관문은 책임 있는 인사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데 있다. 무엇보다 자숙해야 한다"고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