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대구시 달성군 공영장례조례지원’에 따르면, 가족해체와 빈곤 등으로 장례를 치를 수 없는 무연고자 및 저소득층의 장례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사회적 책무의 이행과 고인에 대한 예우와 존엄성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공영 장례 지원 사업은 가족해체와 빈곤 등으로 인한 소외 계층,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 장례의식 없이 곧바로 화장 처리됐다.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마지막 임종만이라도 평안하게 영면에 들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달성군은 공영 장례 지원 사업 추진을 위해 저소득층 주민, 무연고자를 위한 공영 장례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2021. 4. 30. 공포)했다.
지난 7월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아직 고독사와 관련해 제대로 된 통계조차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고독사 예방을 위해서는 향후 급증 할 1인 초고령 노인 가구에 대한 정책 설계가 핵심이다. 정책 기반이 될 기초적 자료가 없다. 그동안 지역별로 자체적인 집계 방식을 사용했다. 시신 인수자가 없는 ‘무연고사’와 혼용되거나, 집계 자체가 없는 등 제각각 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전국 17개 시·도별 고독사 현황을 취합한 결과, 고독사 추정 사망자는 2019년 659명→2020년 845명→2021년 953명으로 증가했다.
여기서 몇 가지 사례를 들면, 지난 4월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한 다세대주택 화장실에서 A(39)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A씨의 시신 상태와 휴대전화 사용 기록 등을 살핀 경찰은 사망 시점을 약 한 달 전으로 추정했다. 지난 2월 서울 강동구의 한 원룸형 오피스텔에서는 50대 남성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에서 홀로 살던 30대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숨진 지 약 한 달 만에 발견됐다. 발견 한 달이면, 이미 백골(白骨)이 됐을 것이다.
지난 달 29일 구미시가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는 ‘고독사 예방·관리 시범사업’공모에 선정됐다. 국비 1억 2,000만 원을 확보했다. 이번 공모는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현상 등으로 사회적 연대가 취약한 계층의 증가 및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 계층의 사회적 고립 심화에 따라, 고독사 문제에 대한 대책 방안으로 추진됐다.
구미시는 공모사업 선정으로 8월부터 생애 주기별 맞춤형으로 ‘AI 스피커 스마트 통합 돌봄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자 선정 및 돌봄 대상자(독거노인, 장애인, 중장년 등 1인 가구)를 집중 발굴한다. 오는 10월까지 100가구에 AI 스피커를 설치한다. 2023년 1월에 200가구를 추가 설치한다. 그동안 특정 계층에 국한돼, 고독사 예방사업이 추진됐다. 체계적 연계가 부족함에 따라, 생애 주기별 맞춤형으로 고독사 예방을 위한 통합 돌봄 시스템을 구축한다.
AI 스피커 사업은 정서적 대화를 유도하여 우울증, 불안감 등을 해소한다. 관제 시스템에서 상시(24h, 365일)위험 요인을 감지한다. AI 기반 돌봄 대상자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위험 요인을 알려준다. 돌봄 인력 부족 문제 해결 등 실질적인 고독사 예방에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김장호 구미 시장은 초 핵가족사회와 1인 가구 증가로 가족 돌봄 기능이 약화돼, 돌봄 안전망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AI·IOT 등 정보기술을 활용한 돌봄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 ‘나 혼자’가 아닌 이웃과 함께 살기 좋은 따뜻한 세상, 구미시를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지난 1월 어느 고독사는 배달 조끼와 안전모가 벽에 걸려 있었다. 잔고 ‘0원’이 찍힌 통장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지난 2월 바이오해저드 대표에 따르면, 1년간 청소한 고독사 현장의 90% 정도가 40∼50대 남성 고독사이다.
문제는 체온(體溫)이 없는 ‘AI·IOT’가 고독사를 지켜줄까. 은행 잔고 ‘0’원이 생명을 유지해줄까. 사람은 체온이 있는 돌봄에서 ‘사랑의 공동체’가 있어야 한다. 신자유주의에선 잔고도 있어야 한다. 관계기관은 복지관과 노노케어(老老care)와 연계하여, 잔고와 체온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더하여 노노봉양(老老奉養)도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