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적은 높은 데 반해 흥미도는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3일 '제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한국인의 역량과 교육 개혁'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OECD에서 시행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 학생의 과학 성적은 일본, 에스토니아, 핀란드, 캐나다에 이어 OECD 국가 중 다섯 번째로 높았으나 흥미도는 26위로 OECD 평균 이하 수준이었다. 반면 OECD 국가 중 한국과 과학 성적이 비슷한 캐나다(성적 4위·흥미도 3위)와 뉴질랜드(성적 6위·흥미도 12위)의 경우 흥미도는 OECD 평균 이상으로 우리보다 높았다. 수학의 경우에도 2012년 기준 한국의 성적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흥미도는 28위로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한편 OECD 비(非)회원국을 포함한 분석 국가(65개국) 중에서 수학 성적과 흥미도가 모두 상위권인 국가는 싱가포르로 조사(성적 2위·흥미도 4위)됐다. 이에 대해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학습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이나 성취동기와 인내력은 평생학습자로서 자기주도 학습역량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분석결과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OECD에서 시행한 국제성인역량평가(PIAAC)에 따르면 한국인의 수리력, 언어능력, 컴퓨터기반 문제해결력이 연령이 높아질수록 빠른 속도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5세 이상 성인의 경우 세 가지 역량에서 모두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이 교수는 또 "우리나라의 입시위주 교육은 학생들에게 평생학습자로서의 역량도 길러 준다는 주장이 있지만, 조사결과 인내력도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2년(인내력), 2015년(성취동기) 결과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성취동기는 높았으나 인내력은 OECD 국가 중 중간 수준에 그쳤다. OECD 비회원국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다.이 교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생들이 평생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주입식·암기식 교육에서 탈피해 프로젝트학습과 수행평가 같은 새로운 교수학습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이 중심이 돼 현실문제와 과제해결을 위해 협동적인 그룹 활동을 진행하는 학습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