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김용 세계은행(WB) 총재,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회의를 가진 후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무역에 대한 보호주의적 노선을 결국 바꾸게 될 것으로 기대를 나타냈다. 김용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와 매우 직접적으로 접촉하며 일해오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자신에 대해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유연성이 있다(flexible)는 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WB, IMF, WTO와 같은 국제경제 기구들이 지금까지 중요한 성과를 이룩해냈다고 자평하면서 "글로벌 경제와 국제무역에 있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 모두에 (국제무역의 중요성을)알릴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트럼프)가 유연성을 나타내게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IMF 총재 역시 트럼프의 보호주의 레토릭과 '아메리카 퍼스트' 노선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어떤 국가도 친구가 없고, 모든 국가는 (자국 중심)이익을 가지고 있다는 잘 알려진 말이 있으며, 새로울 게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또 전염병확산, 기후변화, 금융 위기 등에 대한 전 세계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런 글로벌 이슈에는 국경도 장벽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경제기구 수장들이 위와 같이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노선 변화에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대 국제기구 수장들이 이례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 발언한 것 자체가 위기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10일 해석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은 물론, 세계가 보호주의에 점점 더 기우는데 대해 공동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국제경제기구 수장들의 베를린 회동은 메르켈 총리가 주도하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으로, IMF WB WTO 이외에 국제노동기구(IL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수장도 참여했다. FT는 라가르드, 김용, 아제베두가 이날 트럼프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피하면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전했다. 특히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무역통합(Trade integration)은 성장 증대와 생활수준 개선의 강력한 도구."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IMF, WB, WTO는 '무역을 모두를 위한 성장엔진으로 만들기(Making Trade an Engine of Growth for All)'란 제목의 공동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무역이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의 저소득층 생활 수준 개선에 기여했다."면서도 "노동자와 일부 지역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