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방자치단체는 행정기관이 아니다. 단체장은 한 기업의 최고 경영자다. 항상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톺아봐야 한다. 말하자면, 이윤을 창출하는 기관이다. 이윤은 일자리 창출로 인구가 증가한다. 인구와 이윤은 동의어다. 이런 의미에서 경북도는 대기업이다.
지난 6일 경북도에 따르면, 민선8기 투자유치 100조 원 달성을 선포한 경북도가 단일 투자 프로젝트 사상 최고액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도민들의 잘살기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구미시청에서 열린 투자 협약식에서 이철우 경북 지사, 김장호 구미 시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구자근 국회의원, 김영식 국회의원, 이희범 투자유치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이 참석하여, 1조 4000억 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에 서명했다.
LG이노텍은 최근 LG전자로부터 인수한 12만 5,557㎡(38,000평) 크기의 구미 A3공장 부지에서 카메라모듈과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를 생산한다. 1,000개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한다. 메가톤급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경북도와 구미시와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준비한다.
LG이노텍(주) (2021년)는 매출액 14조 9,456억 원이다. 영업이익 1조 2,642억 원에 달한다. 카메라모듈은 LG이노텍은 현재의 이윤과 일자리를 상징한다. 2011년 이후 20%대의 점유율로 카메라모듈 글로벌시장 1위를 유지한다. 현재 주력인 스마트폰을 넘어, 자율주행 차량 상용화로 차량용 카메라모듈 수요도 급증세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를 아우르는 확장현실(XR) 플랫폼 등으로 적용분야가 확대될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는 전체 카메라모듈 시장은 2025년엔 600억 달러(7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는 반도체 성능 차별화의 핵심이다. 반도체 기판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다. LG이노텍은 미래 먹을거리다. 통신용 반도체 기판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LG이노텍은 세계 최고수준의 반도체 기판 사업 역량을 활용해, 제조공정이 유사한 FC-BGA시장에서도 세계시장을 석권한다. 지난해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은 122억 달러(14.5조원)였다. 하지만 전년비 19% 성장했다. FC-BGA는 이 중 47% 가량을 차지했다. 업계는 FC-BGA 수요가 2025년까지 연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민선8기 투자유치 100조 원 목표의 첫 결실이다.
경북도는 삼성, SK, LG 등 국내 10대 그룹들의 1,100조 원 투자계획 발표에 대응해, 발 빠르게 지난달 34명의 기업전문가 중심으로 꾸려진 투자유치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획기적 지방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결의다.
경북도가 투자유치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역시 대기업 투자유치다.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는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신산업에 대한 경북의 강점을 집중 부각시켜 전략적 투자유치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며, 유치한 앵커기업과 협력관계인 강소 벤더기업까지 포함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면 지역경제에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으로 잇는 탄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기업들이 대형 투자를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경북도는 산업단지 부지를 원형지 수준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해 기업 자체적으로 입맛에 맞게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기업의 투자의지가 확실한 경우 해당 부지부터 우선 시공하는 수요자 맞춤 분양까지 구상한다.
이철우 경북 지사는 대한민국 최초의 종합 부품기업으로 40여 년 간 구미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LG이노텍과 함께 경북의 밝은 내일을 준비한다. 전국 최고수준의 투자 인센티브와 2028년 완공되는 대경 통합신공항을 경북의 강점으로 내세워 투자세일즈에 적극 나서, 민선8기 투자유치 100조 원 목표가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경북도는 이제부터, 광역단체가 아니다. 행정의 달인도 아니다. 단체장은 행정에서 기업경영인으로 가서, 도민들이 더욱 잘살기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