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촌을 살리는 지름길은 고령화와 공동화를 없애는 길이다. 현재의 농촌에다 첨단기술을 더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길이다. 또한 한 여름철의 풍수해에 보험을 적용하는 길이다. 농업의 돌림병을 막는 길이다.
지난 5월 과수 화상병 발생한 농장은 29곳 17.3㏊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시기(34곳 12.1㏊)보다 농장 수는 5곳이 적다. 하지만, 면적은 43% 많다. 현재까지 1만 6890그루의 사과나무가 뿌리째 뽑힌 뒤, 매몰 처리됐다.
지난 5월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연구소의 ‘세계곡물가격 변동성과 식량안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식량문제를 국가안보로 인식하여, 식량안보 규정을 헌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 곡물 가격 지수는 170.1포인트이었다. 밀, 옥수수, 대두 선물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73.9%, 36.6%, 18.4%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전체 곡물 수요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한다. 연구소는 스위스의 경우, 국민에게 식량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이미 2017년 연방 헌법에 식량안보 규정을 명시했다. 식량은 단순히 먹을거리가 아니다. ‘식량 무기화’인 게 문제다. 지난 4월 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 자급률은 50%의 밑이다. 세계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밀·옥수수 등 주요 곡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일차 과제지만, 식료품값이 높아지면, 저소득층의 영양 균형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청 다목적 홀에서 민선 8기 농정비전으로 ‘농업은 첨단산업으로! 농촌은 힐링 공간으로!’를 선포했다. 이를 구체화 할 정책발표와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이철우 경북 지사, 농업인 단체장, 청년 농업인, 학계 등 200여 명이 참가했다. 경북도의 새 농정비전은 최근 빅 데이터,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기술이 일반화되면서, 농업분야의 위기를 4차 산업기술 접목으로 첨단화와 농촌 공간 재창출을 극복하자는데 있었다.
새 비전의 핵심가치는 스마트 농업의 확산 및 고도화로 농업분야를 첨단기술 산업으로 대전환 한다. 그간 주거 기능으로 제한되던, 농촌 공간을 문화·복지·환경이 증진되는 삶과 상생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데 있다. 경북도의 신속한 농정 분야 대응이 농업․농촌 환경 전반을 전환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경북도는 비전 실현을 위해 디지털 혁신 농업타운조성, 시설·원예 분야 스마트화율 25%달성, 스마트농업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청년 농업인 5,000명 양성, 돌봄 농업 육성, 농업 기반시설 스마트화 등 총 20개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이를 민선8기 농업분야 최우선 시책으로 추진한다.
이목을 끄는 것은 디지털 혁신 농업타운과 시설·원예 분야의 급속한 스마트 팜 전환이다. 디지털 혁신 농업 타운은 경북도가 준비중인 신개념 농촌마을로 그간 개별 지원으로 개인별 농업 역량을 증진시키던, 농업정책에서 완전히 탈피한다. 마을 전체를 영농법인화 시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 스마트 팜과 식물공장 등의 첨단산업을 구심점으로 공동영농 체계를 갖춰, 청년 농업인과 기존 농업인이 함께 공존하는 마을을 조성한다.
현재 4.6% 수준인 시설·원예 분야 스마트화을 2026년까지 2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비용부담이 큰 신규시설 설치보다는 기존 시설의 개선과 센서부착 및 빅 데이터 제공 등으로 스마트 팜을 잘 모르는 기존 농업인도 손쉽게 첨단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토론회의 제안사항은 ‘지방시대 주도 경북도 준비위원회’에 제출돼, 위원회의 추가 발굴사항과 경북 농정발전 현안으로 집중 검토해 구체화 될 전망이다.
이철우 경북 지사는 농업의 첨단 산업화와 농촌공간의 재창출을 위한 시책에 집중한다. 민선8기의 농정을 듣자니, 민선 7기가 다 추진했던 기시감(데자뷔(Déjà Vu;旣視感)한 느낌이다. 미시감(Jamais vu;未視感)이 전혀 없는 게, 아닌가 한다. 우리 농촌을 혁신 할, 전부 미시감이 있는 정책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