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국제유가 회복 흐름에 따라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2.0%) 2%대를 돌파한 뒤 2월에는 소폭 하락한 1.9%로 나타났다. 하지만 3월 들어 재차 2%대로 올라섰다. 특히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12년 6월(2.2%) 이후 가장 높았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4%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1월(16.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11월까지 3년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12월(1.1%)에야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후 1월 8.4%, 2월 13.3% 등으로 상승세가 무섭다.세부적으로는 휘발유 12.4%, 경유 18.2%,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15.8%, 등유 13.2% 등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 올랐다.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작년 흐름을 보면 3월 석유류 가격은 최저수준이었다"며 "국제유가가 회복되면서 이런 부분이 반영이 돼 석유류 강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이어 우 과장은 "귤이나 달걀, 돼지고기, 오징어 등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여전히 오름세가 유지되고 있고, 도시가스가 이번 달에 전년 동월에 비해 3.9% 상승해 그런 부분들이 반영이 됐다"고 덧붙였다.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에 비해 5.8%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9월(9.1%)을 기점으로 ▲10월 7.7% ▲11월 8.0% ▲12월 6.7% ▲1월 8.5%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다 2월(4.3%) 들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3월 들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모습이다.양파(-11.3%), 토마토(-8.5%), 쌀(-14.5%) 등이 안정세로 접어들었지만 귤(106.2%), 양배추(91.5%), 당근(71.8%), 달걀(43.1%) 등 일부품목들은 여전히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서비스 부문은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전세(3.0%)를 중심으로 집세가 1.7% 올랐고, 개인서비스와 공공서비스도 2.7%, 1.0% 씩 상승했다.지출목적별로는 교통(6.4%) 가격 상승이 돋보였다. 그 밖에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3.5%), 기타상품 및 서비스(2.8%), 음식 및 숙박(2.3%) 등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우 과장은 "지출목적별 동향에서 가중치가 크고 등락률이 높은 것이 전체 물가에 기여하는 영향이 크다"며 "(전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교통이다. 교통 부분이 6.4%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68%포인트 올렸다"고 전했다.구입 빈도와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2012년 1월(3.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체감 물가가 치솟았다는 뜻이다.신선식품지수는 7.5% 상승했다. 신선과실이 15.7% 올랐고, 신선어개와 신선채소도 각각 5.5%, 1.6% 씩 올랐다.기재부 관계자는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의 경우 농축수산물 및 에너지 가격 상승폭 확대로 오름세가 확대됐고, 신선식품지수도 상승세가 확대됐다"면서도 "최근 유가 조정 움직임, 농산물 가격 안정 추세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다"고 분석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