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 공직자의 최대 책무는 자기를 선택해준 지역민들의 일상을 보다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이러기 위해선, 늘 현장의 사정을 알아야만 한다. 이건 선출직 공직자의 책무 중에, 하나일 뿐이다. 이럼에도 선출직 공직자가 자기의 본분을 잊고, 재정으로 해외연수라는 미명을 앞세워, 해외에서 추태를 벌여, 국제적인 망신살을 당하고도, 지방 선거철이 되자, 뻔뻔하게도, 출마하려 한다면, 본인서부터 지역민까지 망신을 당한다.
본지 5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2019년 초 대한민국 지방 정가를 아연실색케 했던, 예천 군의원들의 일부 ‘해외연수 추태’사건이다. 당시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망신살을 당했던 당사자 대다수가, 이번 지방선거에 재도전하려고 벼르고 있다.
예천군 의원의 정수는 9명이다. 이중 2명은 사건 당시 제명처리 됐다.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은 채, 지금은 7명으로 운영된다. 이중 5명이 도의원 도전이나 군의원 재도전 등의 움직임을 보인다.
먼저 A군의원은 현재 군의회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 A군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는 21일 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자세한 행보는 임시회 이후에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어, 물론 도의원 공천을 위한 서류 접수할 것이다.
다음 B 군의원은 ‘추태 사건’ 당시 군의회 의장을 맡았다. 지금 생각하면, 국제망신의 의장(?)쯤 된다. 그는 지난 3월 31일자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4월 1일자로 처리 됐다. 이후 지난 4일자로 도의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출마 현수막이 거리에 나부낄게다. 현수막이 당선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도, 적극적 선거운동에 돌입할 것이다. 이들은 모두 오는 8일까지 당에 공천관련 서류를 접수해야 한다. 오는 17일 국민의힘 적정성 평가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현재 예천군 의회에서 또 다른 중책을 맡은 C씨와, 군의원 D씨 등이 군의원 재도전을 준비한다. 여기에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E씨는 지역구로 전환 출마 할 것이다.
‘예천 군의원 해외연수 추태 사건’은 당시 예천 군의원 9명과 의회 사무국 직원 5명 등 14명이 2018년 12월 20일~29일(7박10일)까지 미국 동부 지역과 캐나다로 해외연수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연수비용은 총 6,188만 원(1인당 442만 원)이 소요됐다. 이건 소요가 아니고, 재정만 거덜 냈다.
이 과정에서 연수 나흘째인 23일 토론토 방문 도중 박종철 당시 부의장(당시 자유한국당)이 버스 안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가이드의 얼굴을 폭행했다. 안경이 깨졌다. 얼굴에 상해를 입었다. 현지 경찰이 출동했다. 하지만 가이드의 만류로 연행되지는 않았다. 가이드는 또 당시 언론을 통해 권도식 의원(무소속)이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가이드는 ‘여기는 그런 곳(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이 없다. 이러자 보도(보도방)를 불러 달라'고 주장했다.
예천군의회는 2019년 2월 1일 미국 연수 중 물의를 빚은 박종철·권도식(무소속)2명은 제명, 이형식 의장은 30일 출석 정지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지역사회의 ‘전원사퇴’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예천명예회복범군민대책위원회는 2019년 2월 19일 군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천군의원 ‘전원사퇴’를 촉구했다.
유권자는 그 당시를 잊은 듯 해도, 그때를 기억한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해외연수 폐지와 예천군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이 줄을 이었었다. 설혹 기억을 못한다고 해도, 상대 경쟁 후보가 여성 접대부까지 포함하여, 국제 망신을 폭로 할 것이다. 이들은 더 이상, 국제 망신에서, 다시 지역 망신까지로 가지 않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