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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경북도지사와 대구시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 중단을 선언하라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2.02.13 14:43 수정 2022.02.13 14:43

권기창 안동대 교수


최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전제조건이라는 ‘군위편입’이 TK 정치권은 물론 시·도민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러한 과정에서 통합신공항 이전 절차에 대한 문제점과 지역정치인들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수면으로 부상하였다. 결론적으로 군위군 대구편입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행정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첫 관문인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조차도 통과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구체적 일정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군위군 대구편입은 정치권, 특히 대구시장과 경북지사가 통합신공항 이전을 위한 군위군 설득에 실패하자 유치신청 시한(2020년 7월 31일)을 하루 앞두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군위군을 설득하기 위해 내놓은 궁여지책이었다. 이에 TK 정치인들은 군위군의 대구편입이 포함한 공동합의문에 서명하였다.

이후 지역정치권에서는 “군위군 대구편입 문제는 대구와 경계가 접하는 경북 시군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도민의 공론을 좀 더 모으는 것이 좋겠다”며 한발 뒤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지역 정치인들은 이유가 어디에 있건 당시의 서명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통합 신공항 이전의 전제조건으로 군위군 대구편입을 주장하던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는 또 다른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대구시장은 사실상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인 K2 미군기지 이전 설득 실패에 대한 책임과 향후 일정에 대해 답해야 한다. 경북지사는 군위군 편입이 경북의 소멸을 앞당길 것이라는 도민들과 정치권의 우려에 대해 대구·경북 행정통합 중단을 선언하고 경북도청이 이전된 경북북부권을 중심으로 경북의 균형발전 방향을 내놓아야 한다.

미군기지 군 공항이 오기 전에는 통합신공항이 올 수 없다. 군 공항이 못 오면 통합신공항의 전제조건이 안 되는데 이에 대한 검토도 소홀히 하고, 미군 설득에 실패했음에도 군위군 편입만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대구시와 이에 편승한 경북도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공동합의문에 군위군 편입에 대한 일정 등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통합신공항이 완성되면 군위군 편입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지난해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일방적인 추진과 장밋빛 비전만 있고 구체적인 실체도 없어 도민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해 중단되었다. 당시 공론화추진위원회가 주장한 장밋빛 비전은 대구·경북을 통합하지 않고서도 충분이 경북도가 노력하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북지사와 대구시장은 중단된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연초부터 언론을 통해 포기가 아니라 연기했다며 재추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이기면 행정통합을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지역정치권이나 경북도민을 절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하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홍보하지만 통합하지 않고도 충분히 부산·울산·경남처럼 연대를 통해 실천할 수 있다.

또한 통합하면 경북의 주요 거점간(대구, 안동, 포항) 1시간 이내, 초광역 중심지(서울, 부산, 광주, 세종) 1시간 이내, 글로벌 중심지(도쿄, 베이징, 홍콩)간 2시간 이내의 생활권을 구현하고 세계로 연결하는 대구·경북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통합하지 않은 현재 상태에서도 가능하고 통합하지 않고도 교통망 확충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구·경북의 균형발전 문제는 경북도 장기종합발전계획에 맞춰 진행되고 있으므로 통합을 한다고 해서 더 나을 것이 없다. 통합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고 하는데 통합해도 인구 500만에 지나지 않는다. 인구 500만으로 국토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에 대항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통합해도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서는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경북지사와 대구시장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통합신공항 이전이 아니라 대구·경북 행정통합 중단을 선언하고 진정성 있는 대구·경북의 균형발전을 이야기 하여야 한다. 또한 자신의 정치적 역량이 아닌 마녀사냥 식으로 특정 정치인을 비난하여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자세도 버려야 한다.

이번 군위군 대구편입 문제로 불거진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 논란에서 안동·예천 지역구 김형동 의원이 초선으로서 온갖 비난과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통합신공항 이전의 절차적 문제점과 경북의 소멸을 지적한 것은 대단한 용기와 결단임에 틀림없다.

일부에서는 김형동 의원이 안동·예천 선거구 분리를 막기 위한 몽니라고 비난하지만, 군위군이 대구에 편입되면 경북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13개에서 12개로 줄어들고 수도권에서 1개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경북의 정치적 역량이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다.

이제 경북북부권을 중심으로 도민들이 힘을 합쳐 경북의 소멸을 앞당기려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중단시키는데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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