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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민족 문화유산 寶庫 대구에 건립된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2.01.25 07:11 수정 2022.01.25 11:05

‘대구간송미술관’ 삼덕동서 '첫 삽 떴다'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 평가는 간송(澗松) 전형필(全鎣弼,1906~1962)부터다. 일제강점기에 소위 조선총독부의 비호로 일본의 돈놀이꾼인,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 1870-1964)가 우리의 매장 문화재와 각종 국보급을 도굴하거나, 약탈할 때에, 간송은 우리 문화재를 정당한 가격 또는 그 이상의 금액을 지불하고, 수집하고, 보존했다. 

간송이 33세가 되던, 1938년에는 자신의 소장품으로 북단장 안에 한국 최초의 사립 박물관인 보화각(葆華閣)을 세웠다. 이 보화각이 현재 최완수 선생 등의 노력으로, 문화재를 보다 잘 보존하고, 학술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 건립한 것이, ‘간송미술관’이다. 우리 문화재의 세계적인 가치를 바로 세운 것도, 간송이다. 문화재의 거간꾼이 달라는 금액보다 더 준, 전설적인 일화는 간송에서부터다.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1920년대부터 수천 점의 문화재를 광범위하게 수집했다. 일본이 패망하기 전부터 1,000점 이상의 문화재를 일본으로 반출했다. 그는 1981년 도쿄국립박물관에 1,100여 점을 기증했다. 도쿄국립박물관의 소장품은 오구라 다케노스케의 도굴(盜掘)·약탈(掠奪)을 전시한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닌 셈이다. 

이러한 때에 간송의 수집품이 대구로 온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지난 2020년 3월 국제설계공모에서 연세대 최문규 교수팀이 설계한 ‘대구간송미술관’이 드디어 기공식을 개최했다. 2023년 7월 준공이 목표다. 이번 기공식은 지난 25일 건립예정 부지에서 개최됐다. 

대구간송미술관은 국·시비를 포함한 총사업비 400억 원을 투입한다. 간송미술관의 국내 유일한 상설전시장이다. 위치는 대구 수성구 삼덕동 360-6 외 2필지 등이다. 부지 면적 2만 4,073㎡, 건축 연면적 7,980㎡,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상설 전시실, 기획 전시실, 미디어아트실, 수장고, 보존처리실 등의 공간을 갖춘 미술관으로 조성된다.

대구간송미술관은 건립공사와는 별도로 간송재단과 민간위탁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지난 17일 대구시민간위탁운영위원회를 거쳤다. 다음 달 대구시의회에 민간위탁 동의안을 상정할 예정으로 동의안이 통과되면, 이르면 3월경 민간위탁 계약을 체결한다. 본격적인 미술관 개관을 준비한다. 

내년 7월 미술관 준공 후 시범 운영을 거쳐, 2023년 12월경 간송미술관이 소장하는 국·보물 약 40여 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가칭)간송 국·보물展’을 개관 전시한다. 지난 2017년 대구경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간송미술관이 건립될 경우, 연간 관람객은 45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생산유발효과 1,124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428억 원, 취업 유발효과 714명으로 분석된다. 외래 방문객 유입과 침체된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대구간송미술관의 기공식과 연계해, (재)대구문화재단은 대구 시대별 시각예술 클러스터 조성방향 모색을 위한 전문가 포럼을 개최한다. 

권영진 시장은 대구간송미술관은 문화 랜드 마크로 건설해, 건축물 자체를 지역 명소화 한다. 국보급 문화재의 상설 전시로 시민들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문화향수 기회를 제공한다. 인접한 대구미술관과 연계한 고전과 근·현대를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를 구축해, 지역 문화산업 발전의 마중물이 되도록 한다.

경부철도 대구출장소의 경리주임으로 일본에서 건너온 오구라 다케노스케는 가난한 사람들을 이용한 고리대금업자, 부동산 사업 등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1965년 박정희 정부의 한일 협정 당시 ‘민간분야에서도 가능한 한 많은 문화재를 반환하도록 일본 정부가 장려한다’는 내용이 의사록에 있다. ‘문서’에만 존재하는 ‘황당한 문구’다. 

박정희 정권의 문화재 유산을 청산할 때가 지금이다. 따라서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도굴·약탈’해 간, 우리의 문화재를 다시 찾는, ‘공식 기구’를 대구간송미술관에 만들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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