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헌장에 따르면, 공무원은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한다. 국가에 헌신한다. 국민에게 봉사한다.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추구한다.
또 다른 의미를 찾으면, 공무원이라는 개념은 자유민주주의적 정치 질서가 확립되면서부터 널리 쓰였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더불어 공무원이라는 용어가 정부 내외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됐다.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이다. 공무원은 주권을 가진 국민의 수임자이다. 언제든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공익을 추구한다.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진다. 공무원이 이런 책임을 진다면, 그 맡은바 직책을 압축적으로 말하면, 시민들의 행복 구현에 있다.
공무원은 그 직책에 따라 시민들 행복추구에 알맞게 그 업무를 수행한다. 여기서 ‘알맞다’는 것은 직책에서 공무원은 그 수가 법률이나 각종 규정에 따라, 정해져있다. 그럼에도 여기서 알맞은 것이 하나라도 빠지면, 시민의 행복추구에 어긋난다.
이때는 인사권자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인사권을 행사하여, 시민들의 행복추구나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할 책임을 진다. 이 같은 책임을 소홀히하면, 시민들이 선출한, 선출직 공직자의 책무를 스스로 내팽개치는 꼴이 되고 만다.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안동시가 이 모양새로 가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안동시 본청 국장 2자리가 공석인 채, 운영됐다. 이 같은 현상은 힘든 코로나19 정국에서 새해 벽두, 일 년 계획을 세워야 하는 안동시로써는 큰 악재인 셈이다. 이 같은 악재는 바로 안동시민들의 ‘인사·행복·코로나19’ 악재와 다름없다.
안동시 본청은 문화관광국, 복지환경국, 경제산업국, 도시건설국 등 4개 국으로 운영된다. 현재 문화관광국과 복지환경국장이 공석이다. 또 이 같은 직책에서 공석이라면, 시민들의 수준 높은 문화향수와 복지에다 환경문제까지 유발한다. 복지는 당대가 추구하는 헌법 가치이다.
선출직 공직자가 시민들의 ‘문화·복지·관광’을 망가뜨리는 것에 진배없다. 이는 국장 승진 대상자인 과장급들이 4년인, ‘최저 소요연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시의 인사문제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이른바 ‘55~63년생’이라 불리는 베이비부머 세대에 집중됐다. 이들 상당수가 작년 연말 퇴직하면서, 후임을 결정하지 못하는 악재가 이제 터진 것이다. 이도 역시 사전에 예견됐다.
역시 선출직 공직자는 인사에 대한 게으름으로, 평가한다. 이때의 게으름은 안동시민들은 본의 아니게, 선출직 공직자로부터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이런 현상은 안동시의 인사정책 부재에 기인한다. 단순 인사가 아닌, ‘인사 정책’이라 불리는 까닭은, 안동시 행정의 연속성을 위해 승진 대상자들의 연한과 능력을 사전에 평가해야한다. 지금 같은 단절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인사행정을 기울여야했다.
그러나 안동시는 ‘베이비부머’세대의 인사가, 철저히 ‘인정과 연공서열’에만 의지한데서 지금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평가다. 연공서열에 의지하여, 인사한다면, 무능력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인사 참사(慘事)가 발생할 수가 있다. 이는 선출직 공직자의 무능력의 표본이 아닌가한다.
더구나 ‘인정’은 친소관계’와 ‘가족유사성’의 개념이다. 이 같은 개념에 따른 인사는 ‘범죄행위’이다. 지금까지 안동시의 인사가 연공서열이었다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더구나 ‘인정이란 친소’(親疎)에 따른 것이었다면, ‘범죄행위를 묵과’할 수가 없다. 실제 과장에서 국장 승진 요건인 최저소요 연수를 미리 예상하고,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공무원을 2~3배 수 발탁해 나가야 했었다.
안동시 관계자는 모두 고생한 직원들이기에 서열을 무시한 발탁인사 등을 실시하기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게 소위 말하는 ‘제 식구 감싸기의 전형’이다. 고생하지 않는 공무원이 어디에 있는가. 그렇지가 않았다면, 놀면서 달마다 꼬박꼬박 연봉만을 챙겼다면, 세금만 거덜 냈다.
이제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야 할 판이다. 시민사회 여론이 더 이상 들끓기 전에, 선출직 공직자는 ‘연공서열·인정’이 아닌, ‘발탁인사’로써 공직자의 헌법적인 시민가치를 바로 세우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