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부터 고치고 몸을 낮추겠다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동정이 갈 정도다.
이는 최근 들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윤 후보 지지국민들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말이다.
그 첫째는 결혼 전 지금의 처와 장모의 흠결 때문이요, 둘째는 자신이 몸을 담고 있는 당의 이준석 대표가 대표답지 않은 의문의 처신을 해 후보를 곤경에 처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줄기차게 물고 늘어지는 여당의 막무가내식 저격에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선거캠프의 전략 부재 때문이다. 후보 자신의 잦은 말 실수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물론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정치 신인인 윤 후보에게는 모든 전술을 다 익히고 전쟁터에 나갈 상황이 아니다,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사령관이 소총까지 들고 전쟁터에 나갈 정도라면 그 진지는 이미 무너진 진지나 다름없음도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알아야 한다.
대선을 ‘승리해야 한다’는 것과, 대선을 ‘무조건 이겨놓고 봐야 한다’는 슬로건은 다르지 않을까. 이 대목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의 대선 전략에 차이가 있는 듯하다.
앞서 약발(컨벤션 효과)로 고무되었던 윤 후보 측의 안이함은, 표가 있는 곳이면 지옥에라도 간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선 민주당 이 후보의 호소력에 맥을 추지 못하는 모양새가 됐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입증되고 있음을 외면할 수 없다.
정치인과 정치꾼은 왜 다를까.
정치인은 나라와 현재와 미래를 걱정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라면, 정치꾼은 민심은 외면하고 표심만을 노리는 철저한 기회주의자를 말한다. 전자를 두고 처방 정치인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땜방 정치의 명수를 말한 것이다.
지난날 우리 국민들의 생활환경이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우리에겐 자기에게 몹쓸 짓을 한 사람도 어느 날 갑자기 배고픔을 달래줄 쌀 한 되만 갖다 줘도 그 사람을 용서했다. 지금의 대선 판이 이와 다를 바 있을까.
그 대표적인 예가 작금의 재난지원금이다. ‘코로나19의 펜데믹’으로 당장 곤경에 처한 국민들의 입장에선 이것이 자신들을 위로해 주는 최선의 땜질 처방이란 것을 알고 있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민을 유혹하며 병주고 약주는 이 정부 선거판의 최대 치적중의 하나로 자리 잡은 묘수이다.
국회의원과 당원 숫자에서부터 우위를 과시하고 있는 집권 민주당 후보와, 이 두 가지면 모두에서 뒤처지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전쟁인 적벽대(赤壁大戰)전에서 승리의 지혜를 찾아야 하겠다.
10만 대군의 촉나라 유비 군이 100만 대군을 거느린 위나라의 막강한 조조 군을 물리치고 승리한 대목에서다. 지금의 국민의힘을 바라보면 참으로 한심하지 않을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
이 전쟁에서 예상을 뒤엎고 유비 군이 승리했다. 전쟁사에 길이남아 교훈이 되고 있는 이 전투의 공로자는 단연 유비군의 책사 제갈량(諸葛亮)이다.
윤 후보는 제갈량으로 기대했던 당 대표마저 경쟁 당이나 경쟁후보와 싸우지 않고 자기 스스로 진지를 비우고 유유자적하며 자신을 향해 저격을 하고 있는 데서 울분이 터질 지경일 것이다.
이로 인해 날이 갈수록 국민의힘 이 대표를 향한 당원과 지지국민들의 시선은 상당히 곱지 않아 보인다. 오죽하면 당원과 지지국민들이 이 대표를 향해 ‘민주당 대표냐’고 꼬집고, 대선 승리를 장담하면서 윤 후보에게 전해준 비단주머니가 대선승리를 위한 당 대표 책략의 전부였냐고 묻고 있겠는가.
더욱이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의 정책 공약을 거론하며 ‘말을 자주 바꾼다’고 혹평하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에겐 그것도 살아남기 위한 교묘한 전술일 수 있다. 이를 뒤집어보면 ‘적진을 혼란시켜야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만의 전략일 수도 있다.
그가 국민의힘 윤 후보에게 줄기차게 제의하는 토론제의도 마찬가지다. 윤 후보가 거절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자신의 요술에 걸려들길 바라고 있음이다.
이는 이 후보가 상대후보의 전술과 전략을 허술하게 보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국민 앞에 내비쳐, 윤 후보 보다 자신이 우월한 후보라는 면면을 국민 앞에 심어주고자 함에 있을 것이다.
윤 후보의 조건부 토론거부도 전략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기간 이를 바라보는 윤 후보 지지자들의 입장에서 보아야 한다. 사기저하와 지지율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하기 때문이다.
두 후보의 흠다리 양을 저울에 달아도 이 후보가 훨씬 더 무거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가 왜 가볍게 밀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자꾸 나타날까. 두말 할 것도 없이 이는 당의 내분을 자초하고 있는 이 대표와 선거캠프의 전략부재에 있다 하겠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10만 대군을 거느린 유비가 100만 대군을 거느린 조조 군과 싸운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바위에 대침일 수 있다. 하지만 유비군은 바위에 대침을 찔러 구멍을 냈다. 아군과 적군의 어느 장수와 책사도 상상을 못한 당대 최고의 군사인 책사 제갈량의 기막힌 계략이 주효하면서 전쟁을 승리로 막을 내리게 한 지혜여서 돋보이지 않을 수 없다.
지역 정가는 지금의 이준석 당 대표가 “두 번 가출했으니 이제 한 번 더 남은 것인가”라며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준 비단 주머니 3개의 의미를 여기에 빗대고 있다. 진정 조변석개(朝變夕改)로 변하는 비단 주머니만 있고 막힌 난국을 타개하는 제갈량은 왜 없단 말인가...
당의 정상화로 대선 승리를 염원하는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 국민들의 원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