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된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이 27일 사측과 극적으로 합의하며, 550여일에 달하는 농성을 접었다.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이하 단체) 등은 이날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년 6개월간 한국게이츠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오늘로 매듭짓는다"고 밝혔다.
단체는 "흑자폐업의 부당함, 일터를 잃은 것에 분노해 공장 앞에서 출발해 청와대와 국회, 법원, 대성산업 등 전국 안 가본 곳이 없다. 외국 투기자본의 일방적 폐업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현실을 알게 됐고 이를 감시·규제하는 법안조차 전혀 없다. 제2, 3의 한국게이츠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법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회의 통과가 남았지만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외국인투자법에 대한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발의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래산업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기에 기업을 유치·지원하는 정책을 쏟아낸다. 노동자들의 고민도 포함 돼 있을까.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지 못해 문 닫아야 하는 공장들이 줄이어 나올 수 있다. 단순한 기업생산품 변화가 아닌 기업과 노동자 상생 방향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단체 등에 따르면 한국게이츠 측이 지난달 교섭 재개를 제안했고 해고노동자들이 단식 투쟁을 종료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이달 초 법률대리인을 통해 노사간 실무를 논의했다.
구체적 교섭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퇴직금 정산과 함께 퇴직을 거부한 19명의 해고노동자에 대한 3억여 원의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를 철회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게이츠는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최대 주주로 있는 외국투자기업으로, 1991년 달성산단 부지를 매입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왔으며, 지난해 6월 폐업해 147명이 퇴직 통보를 받았다. 윤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