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표면 71%가 바다다. 바다는 인류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 공간이다. 지난 6월 세계 최대 과학기술 민간부문 국제기구인, ‘국제한림원연합회(IAP) 성명서’에 따르면, 해양 건강성 악화, 서식지 파괴, 환경오염물질, 기후변화, 남획 등 바다를 되찾기 위한 다섯 가지 과제를 발표했다.
이번 해양환경보호 성명서는 한국이 제안하고, 직접 작성한 최초의 성명서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중국, 일본 등 75개 해외 한림원이 참여기관으로 서명했다. 한국은 앞으로 ‘생물다양성협약’(CBD),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등 해양환경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추진하는 국제기구들과도 협력해, 대응책을 마련한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이기에, 바다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진다. 지난 5월 경북도는 지오시스템리서치와 아라기술에 의뢰해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릉 등 동해안 42곳의 연안 침식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경북 동해안 백사장이 지난해 연안 침식으로 축구장 면적의 약 13.8배가 사라졌다.
동해안 5만 9,816m길이에 면적 219만 942㎡(축구장 면적의 약 307배), 체적 368만 8,740㎥(25t 덤프트럭 24만 2,714대 분량)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다. 측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년(2019년)보다 면적은 9만 8,825㎡(축구장 면적의 약 13.8배), 체적은 7만 743㎥(25t 덤프트럭 4,535대 분량)이 줄었다.
‘자연의 콩팥’, ‘바다의 텃밭’, ‘생물 다양성의 보고’ 등으로 불리는 갯벌도 없어졌다. 갯벌은 밀물과 썰물의 조화가 빚어낸, 자연의 선물이다. 수만 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이젠 바다에 모래도 없고, 갯벌도 없는 황폐한 바다만 남았다. 이런 바다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생명다양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참에 영덕군이 고래불해수욕장 해안생태 탐방로 조성을 위한 사업비 79억 원(총사업비 79억 원 중 국비 39.5억 원, 도비 12억 원, 군비 27.5억 원)을 확보했다. 얼마 전엔 110억 원의 국비지원으로 확정된, 어촌뉴딜300사업과 연계해, 북부해안지역의 관광 자원화와 정주여건 개선에 더욱 힘을 싣게 됐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추진될, 고래불해수욕장 해안생태 탐방로 조성사업은 관광자원이다. 여름에 한정된 해수욕장의 계절성을 극복하기 위해, 사계절 이용 가능한 해양 관광지로 개발한다.
동해안의 대표 사구인 고래불 사구의 보전과 해안 생태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공간을 조성한다. 관광지로 지정된 고래불 해변은 88만 440㎡규모다. 약 4.5㎞의 백사장과 해안사구, 방품림, 습지 등 다양한 해양 생태자원을 보유했다. 방문객의 계절적 편중이 뚜렷해, 그간 지역민의 안타까움이 있었다.
영덕군은 2019년 ‘영덕군 해수욕장 사계절 관광 활성화 계획수립 및 타당성 연구’ 용역으로 고래불 해변의 사계절 관광 상품으로써 가치를 확인했다. 해안생태 탐방로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부터 경북도에 사업 필요성 설명 및 지속적 예산 건의로 2022년 5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기본계획 수립 및 실시설계 용역을 실시했다.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이희진 영덕 군수는 이번 사업으로 고래불 해변이 환경 친화적으로 개발된다. 사계절의 콘텐츠를 두루 갖춰 비수기를 타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얼마 전 국비를 확보한 어촌뉴딜300사업과 연계해, 고래불 권역의 관광 클러스터를 형성한다. 동해안을 대표하는 특출한 해변으로 성장시키도록 최선을 다한다.
지자체가 바다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대목이다. 자연은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의 생태보전이다. 개발한답시고, 사람의 손길이 미치면, 자연은 황폐로 간다. 영덕군은 생태를 앞세우고 있다. 바다 모래와 갯벌을 살린 다음엔, 일정한 기간 동안에 자연 휴식년을 두길 권고한다.
휴식년은 자연을 그대로 두는 것이다. 이것이 최고의 생태보전이다. 생태보전이 없으면, 사계절 관광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