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이 증가하며 '100세 시대'가 도래했지만 정작 우리나라 50대 이상 고령층은 노후준비 부족에 시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적 행복의 장애 요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4~23일까지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4.1%는 경제적 행복을 막는 첫번째 장애물로 노후준비 부족을 꼽았다. 이는 6개월 전 28.8%와 1년6개월 전 24.8%에 비해 더 높아진 수치로 노후준비에 대한 성인들의 부담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뒤이어 자녀양육·교육(19.3%), 주택문제(17.6%), 일자리 부족(17.2%) 등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미 제2의 인생기에 접어든 50대 이상 고령층이 노후준비에 대한 걱정이 가장 많았다. 경제적 행복의 장애물로 노후준비 부족을 꼽은 50대는 50.6%, 60세 이상은 66.9%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20대는 일자리 부족(35.3%), 30대는 주택문제(31.2%), 40대는 자녀 양육·교육(30.0%) 문제에 가장 많은 표를 던졌다. 20대에서 60대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자리-주택-자녀교육-노후준비 순으로 경제적 부담 요인이 변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장은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고용 안정성 제고, 고령친화적 일자리 창출 등 종합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소득 지원, 일자리 창출, 직업훈련, 실업수당 지급 등 '고용 관련 사회안전망'을 좀 더 튼튼히 하는 작업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우리나라 고령층은 일을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직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6년 5월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55~79세 고령층 인구 중 장래에 취업을 원하는 비율은 61.2%(758만2000명)에 달한다. 고령 인구 10명 중 6명은 나이를 떠나 다시 직업을 갖길 원하고 있다는 뜻이다. 취업 동기로는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가 50.8%로 가장 높았고, 평균 72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