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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지방자치에 어긋나는 광역메가시티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1.11.04 18:22 수정 2021.11.04 18:22

김 휘 태
전 안동시 풍천면장

 
전국에서 광역메가시티를 구축하겠다는 정책공약이 난무하고 있다. 하나같이 수도권블랙홀에 대항하자는 이유다. 상대적으로 보면 일리가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합리적으로 분석해보면 과반의 인구와 80%에 달하는 절대적 수도권에 지방의 광역메가시티가 얼마나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규모의 논리로는 성립하지 않는 정책이라고 본다.
또한 지방자치의 주체가 광역 시도인지 기초 시군인지 모호하고, 지방의 주민생활이 가장 편리하고 행복한 지방자치의 적정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국가와 행정의 효율성도 중앙, 광역, 기초로 3단계 중복과 중앙에서 생활권지방으로 2단계 직통구조를 비교분석 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대선국면에서 여야 모두 메가시티가 지역균형발전의 만병통치약처럼 정책공약을 남발하고 있으며, 곧바로 이어질 지선에서도 광역시도지사들이 경쟁적으로 메가시티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울경 동남권메가시티를 선두로 대구 경북, 광주 전남, 대전 세종 등 마치 삼국시대를 연상케 하는 아이러니다.
현재 정치권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메가시티정책은, 행정구역을 초월하여 지역연합이나 통합으로 초광역경제권을 형성하는 개념으로, 광역시도에서 주도적으로 추진되고 있어서 기초시군의 지방자치개념은 아노미상태에 빠진 것 같다. 최근에 마창진 행정통합 10년의 시너지효과가 미흡하고 지역불균형이 오히려 심화되었다는 평가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회의적인 메가시티정책에 매달리는 것은 아이러니다.
돌이켜보면 메가시티도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 지난 2006년부터 수 차례 시도해 온 중복정책으로 지역주민들의 여론에 오락가락해왔으며, 지금도 강력한 수도권 분산정책으로 기초 시군을 중심으로 자치분권을 강화하여, 주민생활이 편리한 지역균형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정책공약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09년 참여정부에서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 동남권 등의 5대 초광역 경제권 및 강원권, 제주권 등 2개의 지역경제권 구상이 발표되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5+2 광역경제권 전략이 추진되었지만, 지역중심의 Bottom-up 방식이 아닌 중앙정치권의 Top-down 방식으로 지자체간의 협력을 이끌어내지 못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기초생활권 단위의 지역육성정책으로 바뀌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되던 5+2 광역경제권 개발정책을 폐기하고, 20개 중추도시권을 육성하기로 결정하였으나 결과는 지지부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초광역권 육성전략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동남권의 경우 광역연합이 추진되고 있으나, 대구경북은 관주도의 행정통합 부터 추진하여 공감대부족으로 무산되었다. 해외의 일본, 영국 등에서 추진 중인 메가시티도 행정통합이 아닌 광역연합 형태이다.
지금 경기도는 인구 400만 명의 북부지역 분도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인구 300만 명의 경상북도도 낙후된 북부지역으로 이전하여 광역지방 내부의 균형발전을 꾀하고 있다. 수도권에 대한 광역단위의 균형발전도 중요하지만, 광역권에 대한 시군단위의 균형발전도 지방소멸을 극복하기 위하여 그 무엇보다 중차대한 문제이다.
광역메가시티도 제2의 수도권으로 지방에서의 인구와 경제가 집중되는 현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서울도 1시간, 대구도 1시간인 제2의 수도권도 경북북부지역 같은 농촌지역의 소멸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강력한 수도권분산정책과 지방자치분권으로 시군단위의 생활권역을 집중 지원하여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가장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국가와 지역균형발전의 롤 모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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