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미안해, 우리가 바꿀게’
2020년 10월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양부모 아동학대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났다.
스페인 교육학자 프란시스코 페레는 ‘사랑의 매는 없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면서 아이들에게 권위에 의한 억압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의 약 90% 이상은 친부모 혹은 친인척이었고, 피해 아동 10명 중 1명은 재학대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막기 위해 법무부는 민법 제915조 자녀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고 체벌금지를 법제화했다.
또한 민법 제915조 폐지를 상징화하는 의미에서 2021년 9월 15일 전후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가정내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체벌로 자식을 훈육할 수 있다’라는 인식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더 이상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자녀를 향한 폭력 행위는 금지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11~17세 아동과 부모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66.7%는 징계권삭제와 자녀 체벌이 금지된 것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절한 체벌은 아이를 가르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다(64%), 체벌을 하더라도 아이는 바르게 잘 자랄 수 있다(57%), 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52%)는 응답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즉, ‘자녀 징계권’ 조항이 사라진 이 시점에서 이 조항이 삭제됨을 인지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자녀에 대한 징계가 당연시 되었던 부모들에게 이번 민법 개정은 자녀에 대한 체벌을 근절하고 올바른 훈육방법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올바른 양육법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해야 하고, 더불어 내 아이에게 맞는 훈육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면 아동학대 문제뿐 아니라 가족 간 혹은 부모의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훈육’을 이유로 한 체벌은 ‘아동학대’이자 엄연히 범죄가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