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반쪽관광에 그치고 있다. 하회마을은 산태극수태극의 천기를 품은 부용대와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징비록을 집필한 옥연정사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바라만 보아야 하고, 병산서원은 만대루에 비친 천혜의 병풍바위 산수비경을 그림처럼 쳐다만 봐야하는 단편적인 관광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지난 2019년 5월 앤드루 왕자의 방문을 계기로 설치한 부용대앞 섶다리는, 한 달에 2만 5,000명이나 늘어나는 관광객들이 ‘wonderful’ 하며 전국으로 세계로 명성을 날리다가 홍수에 두 번이나 떠내려가 지금은 흔적도 없다. 부용대에 올라 연화부수형 하회마을을 굽어봐야 800년 역사문화를 느낄 수 있고, 병산에 올라 천지조화를 이룬 만대루를 관망해 봐야 호연지기를 느낄 수 있지만, 아직도 강물 위에 섶다리는 없다.
하회마을 섶다리는 70년대까지도 주민들이 겨울철 강물이 적은 시기에 설치해서 통행했던 전통마을의 풍경이었으며, 서애 류성룡 선생의 손자 졸재 류원지가 지은 ‘하회 16경’에도 ‘남포홍교(남쪽 나루의 무지개)’로 묘사돼 있고, 1828년에 그려진 ‘이의성 필 하회도’에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다고 한다.
그런 만큼 하루빨리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의 낙동강에 섶다리를 재현하여 주민들의 편의는 물론 유서 깊은 역사문화와 천혜의 자연비경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두 번의 홍수유실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상설방안을 연구·검토하여 관광진흥 효과를 거두고, 예산낭비라는 시행착오는 더 이상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지역과 합리적이고 기술적인 상설방안을 살펴보면, 청송, 영월 등에서 장마기에는 철거하고 갈수기에 재설치하며 공무원이나 주민(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작업하여 예산을 줄이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섶다리 철거와 설치작업도 하나의 축제행사로 승화시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도 매력이 있다고 한다.
또한, 기술적으로 내구성이 강한 자재로 잠수교 형식으로 설치하고 외부는 섶다리로 꾸미는 방식이다. 기둥은 철제빔(beam)이나 콘크리트파일(pile)로 박고 상판은 목재로 든든하게 고정해 홍수에 유실되지 않도록 하고, 외부의 섶다리 부재는 복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옥이나 문화재도 내부골격은 철재나 콘크리트로 건설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문화유산이나 문화재 측면에서도 섶다리 기초나 골격에 대한 제한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나, 있더라도 유실방지 차원에서 기술적으로 보강하고 외형을 섶다리 전통자재로 설치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목재기둥이라도 기초를 튼튼하게 설치하고, 상판은 홍수에 떠내려가도록 하중을 줄이는 방안도 보완책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제3의 방안으로 나룻배 부활이나 도선운항이다. 병산서원은 부교설치도 가능하다고 본다. 어떤 방안이든 강은 건너야 입체관광이 된다. 한쪽에서 바라보는 반쪽관광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최근에 하회마을 관광객이 주춤하는 것도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단순한 관광형태가 지속되는 문제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섶다리로 알려진 부용대로 바로 오는 관광객이 30%나 늘어난 것도 이를 증명하는 사례라고 본다.
비록 유실되었지만 지난 두 번의 하회마을 섶다리 성과를 보면, 한 달에 관광객 2만 5,000명 증가와 70%가 부용대로 섶다리를 건너면서 하회마을 채류시간이 2시간 30분으로 1시간이나 늘어났으며, 옥연정사, 겸암정사, 화천서원 등 부용대 방문객이 30%나 증가했다.
병산서원에 섶다리를 놓거나 도선이 운항되면 남안동IC에서 12km 바로 오는 관광객이 북적거릴 것이며, 산촌마을 인근에 주차상가도 형성될 것이다.
또한 낙동강둔치의 47만㎡(14만 평) 숲을 정비하여 광활한 꽃밭을 조성하면, 산수화가 어우러진 무아지경의 하회·병산 순환관광이 1,000만 관광객을 불러 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