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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구내염과 초기증상 비슷한 구강암

윤기영 기자 입력 2021.09.08 13:54 수정 2021.09.08 13:56

박관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치과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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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염은 입안이 헐었다고 할 때 주로 발견되는 상태인데 가장 흔한 것은 ‘아프타성 구내염’이다. 입안 곳곳에 크기 1~3mm 정도로 하얗게 움푹 팬 곳이 나타나게 되고 건드리면 매우 따갑고 아파서 음식을 섭취하거나 입을 움직이고 말을 할 때 증상을 일으키므로 사람들이 매우 괴로워하는 질환 중 하나다. 때로는 0.5~1cm 정도 되는 크기로 커다랗게 생기기도 하며 이 정도로 생기면 음식을 거의 먹기 힘들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정도가 된다.

흔히 원인으로 거론되는 자가면역 반응은 자신의 몸을 이물질로 인식하는 항체가 몸 안에 있다가 면역 상태가 변화하면 자신의 몸을 공격하여 파괴하는 현상으로, 몸이 피곤하거나 면역 체계가 약해졌을 때 잘 나타난다. 대개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게 되며, 증상이 심할 때는 여러 가지 치료를 통해 그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아프타성 구내염 외에 자주 나타날 수 있는 구내염 중에는 ‘외상성 구내염’이 있다. 외상성 구내염은 흔히 치아와 관련되어 나타날 수 있는데 충치 또는 다른 원인에 의해 치아가 깨지거나 패여서 날카로운 부분이 생긴 경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혀나 주변 구강 점막이 상처를 받아 생긴다. 치료를 받은 치아나 의치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깨지고 닳거나 눌리는 등 변화가 생기면 같은 이유로 구내염이 생길 수 있다.

‘진균(곰팡이균)성 구내염’이란 것도 있는데 이는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장기간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는 사람이나 항생제를 오래 투여받은 사람의 입안에 진균이 과도하게 번식할 경우 함께 나타날 수 있는 구내염이다.

입술의 가장자리가 부르트면서 수포가 생기는 현상과 함께 구내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헤르페스라는 바이러스가 몸속에 숨어 있다가 나와서 생기는 현상일 가능성이 크고 입안에도 수포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베체트병’처럼 성기와 눈에 궤양이 함께 생기는 구내염, 소아에게 흔한 수족구병처럼 손과 발에 함께 물집이 생기는 병이 있는가 하면, 항암치료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지는 상태, 백혈병의 초기 증상, 후천성면역결핍증의 증상으로 구내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구내염은 흔히 면역력 저하와 관련되어 나타나므로 평소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유지하여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좋은 방법이다.

구내염의 치료 방법은 그 원인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면역력의 저하가 원인이 되어 나타난다면 몸의 건강을 회복하도록 노력하고, 치아나 의치가 원인이 된 경우 원인을 확인하여 제거해 주는 것이 방법이다. 완치되기 전까지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치료법으로는 국소적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는 방법, 외부 자극으로 발생하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구강 점막에 붙이는 패치를 사용하는 방법, 스테로이드 없이 통증을 줄이고 상처 치유를 돕는 성분을 가진 연고를 바르는 방법, 치아나 의치가 자극할 시 자극이 없도록 치아와 의치를 조정하거나 치료하는 방법 등이 있다. 물론 다른 전신적인 원인이 있다면 그 부분의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을 잘 모를 때에는 인근의 치과를 방문하여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구강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진단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구강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암 중 발생률이 15위권 정도에 속하는 암으로, 꾸준히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암의 치료 경과는 5년 생존율이란 용어로 많이 표현하는데 5년 생존율이란 치료 후 5년 동안 암이 재발하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의 비율을 말하는 것이다. 구강암의 5년 생존율은 50% 내외로 알려져 5년 생존율이 70~90%에 이르는 위암이나 대장암, 유방암 등 한국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에 비하면 낮은 5년 생존율을 보인다. 그러나 초기에 해당하는 1기에 발견하여 치료한다면 90%에 가까운 5년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어 중기 또는 말기의 20~50%의 5년 생존율에 비하면 훨씬 좋은 경과를 보이므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암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구강암도 마찬가지로 50대 이상에서 발생률이 80%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30~40대에서 구강암이 발견되는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고 30대 이전에도 발생할 수 있어 젊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암이다. 구강암이 발견되는 가장 흔한 부위는 혀이고 구강의 바닥, 볼 점막, 잇몸, 입천장 등 입안이라면 어디라도 발병할 수 있다.

구강암의 초기증상은 병이 발생한 부위 주변이 희거나 붉게 변하고 부풀어 오르는 경우, 잇몸병이 생기지 않았는데도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 혀나 잇몸의 감각이 변화하는 경우, 치아를 빼거나 치과 치료를 받은 부위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 경우 등이 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증상은 구내염의 증상 중 하나인 구강 궤양(조직의 표면이 탈락하거나 파괴되어 움푹 패는 현상으로 구강 궤양은 분홍빛을 띠는 주변부에 비해 희게 변하여 패인 모습이 흔함)이다.

구강에 궤양이 나타나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통증이 나타나 심해지다가 차차 좋아지는 느낌을 받게 되고 실제로도 대부분의 사람은 치유가 된다. 하지만, 3~4주가 지나도 구내염이 사라지지 않고 그 증상 중 하나인 궤양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나 그 크기가 커지는 경우, 궤양 주변의 혀나 구강 점막이 부어오르는 경우 구강암을 의심할 수 있다. 때로는 구내염이 사라진 듯하다가 같은 부위에 자꾸 재발하는 모습을 보일 때에도 구강암을 의심해야 한다.

구강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일차적으로는 가까운 치과에 방문하여 상담과 처치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만약 치아나 주변 구강에 구내염을 유발하는 요인이 발견된다면 그 부분을 우선적으로 치료해 본다. 자극을 일으키는 치아나 크라운, 의치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거나 염증이 생긴 부위를 소독하고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1차적 치료에도 잘 낫지 않으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 검사를 필수로 시행한다. 검사는 구내염이 발생한 부위의 주변을 주사 또는 바르는 마취약으로 마취한 후 일부분을 떼어낸 후 조직 병리 검사실로 보내 최종적인 판단을 받는 것이다. 내시경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만 제외하면 위암의 검사 방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방문한 치과의원에 조직 검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도 많은데 일단 1차 진찰과 치료를 받은 치과 의원에서 잘 낫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으면 인근에 시설이 갖추어진 병원의 치과, 구강악안면외과에 방문하여 쉽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몇 주가 아닌 더 오랜 기간 구내염이 낫지 않고 있다면 바로 검사 시설을 갖춘 병원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물론 구내염이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구강암인 것은 아니니 걱정부터 먼저 할 필요는 없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다른 암처럼 구강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방법이 간단해질 수 있다. 수술 범위와 치료 기간이 줄고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의 필요성도 없어진다. 40세 이전의 젊은 층이라도 구강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만약 구내염이 오랫동안 낫지 않거나 같은 부위에 자꾸 재발한다면 반드시 진찰을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0년 1월호 발췌
글 : 박관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치과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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