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되면서 삼성그룹이 총수부재 10일을 맞았다. 이 부회장의 갑작스런 구속으로 삼성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의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으로 인해 삼성의 새로운 사업 진출이나 신규 투자 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때문에 이 부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2인자 역할을 누가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을 중심으로 삼성의 각 계열사 사장들이 협의체를 구성,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는 비상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전문경영인에 의한 사장단 협의체 경영 방식은 지난 2008년 4월 끝난 삼성 특검 직후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실제로 운영된 전례가 있다. 당시 삼성은 이 회장 퇴진과 함께 현재 미래전략실에 해당하는 전략기획실을 공식 해체하고 그해 7월 2일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부터 사장단협의체로 전환했었다. 협의체 의장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맡았고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함께 주요 사안을 결정했다. 이 체제는 이건희 회장이 공식 복귀한 2010년 3월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 유지됐다. 다만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을 책임져 온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2인자 자리에 권오현 부회장이 유력시 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최 부사장과 장 사장이 이번 최순실 사태에 따른 이재용 부회장 구속 사태를 맞아 사의를 표명해왔던 점을 감안, 금명간 사퇴를 수용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또한 삼성은 향후 미래전략실 해체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이 기능을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3개사로 나눠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이들 3사가 전략·인사·기획 등 기존 기능을 확대·강화해 전자계열사와 금융계열사, 바이오계열사 등을 이끌어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미리전략실의 기능을 주요 계열사로 이관하는 식으로 바뀌는 셈이다. 이에따라 계열사별로 이사회 중심 경영활동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들끼리 업무가 중첩되거나 조율이 필요한 경우 삼성전자·생명·물산의 경영지원조직이 주도적으로 교통정리에 나서는 것이다.그다음 단계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해, 장기적으로는 이런 기능을 지주회사 산하에 자연스럽게 흡수되도록 할 계획이다.재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경영환경이 불확실하고 국내 경제도 좋지 못한 상황에서 삼성의 경영이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는 총수 공백이 길어진다면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