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은 여성이다. 절반임에도 사회전반에서, 절반 가치의 대우를 받지 못한다.
지난해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1997∼2017년 한국 등 58개국 상장사 6만 2,000곳의 재무 기록을 분석한, ‘기업 사다리를 오르는 여성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CEO 중 여성 비율은 1997년 3%에서 2017년 6%로 상승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2063년에나 남녀CEO 비율이 동등해진다.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 10명 중 4명 이상은 여성이 임금과 취업 및 승진 등에서 남성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 만 19세 이상에서 75세 미만 성인 남성 1,967명과 여성 1,906명 등 3,873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에서 분야별로 성 평등이 이뤄진 정도를 조사한 결과다. 같은 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여성들의 노동 환경을 평가해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 OECD 전체 회원국 29개국 중 최하위였다. 여성 임금의 경우 남성 임금보다 35% 모자랐다. 109개 주요 기업 내 여성 이사들의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여성 관리자 역시 12.5%로 가장 낮은 순위였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의 여성 직장인 300명과 기업 인사 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여성 10명 중 7명은 여전히 회사 생활에서 남성보다 불리하다고 느꼈다.
현실에선 참으로 ‘두터운 유리천장’이다. 유리천장이란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표면적으로는 누구든지 높은 자리로 올라갈 기회가 보장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승진하기 힘든 여성의 현실을 빗댄 표현이다.
지난달 30일 경북도에 따르면, ‘양성평등 주간’(9월 1~7일)에, ‘더 좋은 세상, 평등을 향해’라는 슬로건으로 양성평등 문화 확산 행사로 양성평등의 의미를 공유한다. 실질적 양성평등 실현을 다짐한다. 양성평등주간은 2014년 ‘양성평등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기존 ‘여성주간’에서 ‘양성평등주간’으로 변경됐다. 남성과 여성의 조화로운 발전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인 남녀평등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지정된 주간이다.
2021년 한 해 경북도의 명예를 드높이고 여성인권 발전에 기여한 9명을 선정해, ‘제15회 경상북도 여성상’을 수여한다. 수상자는 올해의 경북 여성은 이정옥 포항여성예술인연합회 초대회장, 양성평등 부문은 김삼선 김천시여성단체협의회장, 류경희 안동시여성단체협의회장, 강금숙 (사)한국여성유권자연맹 의성군지회장 등이다. 여성복지 부문은 신경은 전문직여성한국연맹 구미클럽 회장, 조은희 대한미용사회 영주시지부 회장, 김미자 문경시 재향군인회여성회장, 강옥숙 경산시여성단체협의회 수석부회장, 황영옥 영덕군 재향군인회여성회장이다.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기여한, 최인희 소비자교육중앙회봉화군지회장 등 17명이 양성평등진흥 유공 도지사 표창을 수상한다.
경북도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오는 3일 하루 ‘함께해요! 양성평등 공감 콘서트&포럼’을 연다. 오전에는 ‘기업과 함께하는 공감콘서트 양성평등 고(Go)! 고(高)!’, 오후에는 ‘경상북도 양성평등 쑥!쑥! 포럼’을 개최한다. ‘기업과 함께하는 공감콘서트 양성평등 고(Go)! 고(高)!’는 직장 내 양성평등 조직문화를 조성한다. 도내 기업가 및 관련 전문가를 패널로 초청하여, 성공 사례와 앞으로 기업 내에서 일·가정 양립 환경을 조성한다. 기업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강성조 도 행정부지사는 남녀 모두가 가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려면, 선출직 공직자의 최고 책임자가 앞장서서, ‘두터운 유리천장 깨기’에 솔선수범(率先垂範)하는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