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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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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했던 불과 수십년 전만 해도 포동포동한 얼굴과 두툼한 살집은 부와 명예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식량이 넘쳐나는 현대 사회의 비만은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야기하는 ‘비만’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본다.
태어나서 3~4세 이전까지의 영양 상태는 매우 중요하지만, 이후 시기에 영양 과다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아이가 중등도 이상의 소아 비만이 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소아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데다, 사춘기 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급성장기가 남들보다 빨리오게 되어 또래보다 잠시 클 수 있으나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되므로 결국 키가 충분히 자라지 못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비만을 진단하는 방법 중 체질량지수 (BMI)계산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이 계산에 의하면 키와 몸무게의 차가 100이 넘지 않으면 BMI가 25가 넘게 돼 비만으로 구분됩니다. 하지만 비만이란 몸에 지방이 많은 상태를 뜻하므로 몸에 근육량이 많아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이라면 비만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많이 먹고 활동량이 적으면 생기는 게 비만이긴 하나, 실제로 체중증가 즉 비만을 유발하는 질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경우, 무기력하고 피로가 심해지며 식욕이 없는데도 살이 찌거나 몸이 붓는 등의 증상이 발생합니다. 또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시상하부, 뇌하수체, 난소의 호르몬 이상으로 월경불순, 다모증, 비만 등을 야기합니다.
비만이 유전병이라는 표현이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비만 유전자가 명확히 발견된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연구에 의하면 부모가 비만일 때 자녀가 비만인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어려서부터 함께 생활하면서 부모의 생활 방식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만 또한 유전된다고 봅니다. 가족에게 비만을 대물림하지 않으려면 가족 모두가 건강한 식습관과 활동적인 생활 습관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탄수화물 식단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많은 경우,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하면서 칼로리 제한을 하지 않고도 체중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주 에너지원이므로 적당량의 탄수화물 섭취는 필요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정제된 것이 아닌 통곡을 통한 탄수화물 섭취입니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라면 흰 쌀밥, 정제된 밀가루 음식보다는 현미나 통곡 음식이 도움이 됩니다.
당뇨는 유전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만일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커집니다. 체내 지방 조직이 늘어나면 우리 몸의 혈당을 유지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췌장에서는 혈당 조절을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 냅니다. 이 과정이 반복돼 인슐린이 더 이상 혈당 조절을 하지 못하게 되면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비만은 심뇌혈관계 질환, 소화기 질환, 근골격계 이상, 생식기계 이상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1년 7월호 발췌
글 : 이선
감수 : 양승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