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2010년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주식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떠도는 소문이나 지인이 추천해주는 종목을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업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투자할 기업들을 골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투자할 기업에 대해 직접 검증하자’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거 나타남에 따라 여러 투자전문가들은 선진국의 투자문화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내딛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직접 검증’은 정치와 선거 분야에서도 중요하다. 지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관한 유권자 의식조사(3차 조사:2020년 4월 16일~5월 6일/전국 17개 시·도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0여 명 대상)에 따르면 지지후보 선택 시 중요 고려사항으로 ‘정책·공약’(20.7%)과 ‘인물·능력·도덕성’(24.6%)을 제치고 ‘소속정당’(41.9%)이 가장 우선 사항으로 응답되었다. 많은 유권자들이 후보자 개인 보다는 후보자가 소속한 정당에 투표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 능력 등 개인 자질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한 투표로 자질을 갖추지 못한 정치인이 선출되는 경우 그 피해는 그들을 의사결정의 대표로 뽑은 유권자의 몫이 된다. 정당 뿐만 아니라 후보자 개개인의 전반적인 자질을 꼼꼼하게 검증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검증하는 능력을 국민들이 스스로 기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책·공약 알리미 홈페이지(policy.nec.go.kr)를 통해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부터 올해 치러진 재·보궐선거까지 당선자의 공약과 다양한 자료를 게시하고 있다.
그리고 선거철 TV에서 특정시간에 방영하는 후보자토론회를 시청하지 못한 국민들을 위해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홈페이지(debates.go.kr) 또는 유튜브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채널을 통해 후보자 토론회 등 다시보기 영상을 제공하여 국민들이 스스로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을 검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요즘 주식시장에서 ‘성투’(성공적인 투자)라는 신조어가 널리 사용된다. ‘성투’라는 말은 정치 분야에 있어서 다른 의미로 사용이 가능한데 그것은 바로 ‘성공적인 투표문화’를 말한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인의 자질, 능력과 공약을 검증하는 성공적인 투표문화가 정착되어간다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믿음을 회복시키고 더 나아가 정치선진국으로 발전될 것이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투표문화의 확산을 위한 첫걸음으로써 다가오는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후보자의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