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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침묵의 간을 조심하자

윤기영 기자 입력 2021.06.08 13:38 수정 2021.06.08 13:44

신주영(가정의학과 전문의)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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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장기’라고도 불리는 간은 그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건강검진을 통해 간 질환을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건강검진의 필수항목인 간 기능 수치와 지방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보통 혈액 검사에서 ‘간 수치’라고 부르는 것은 AST·ALT이다. 주로 간세포에서 합성하여 세포 내에 존재하는 효소로 AST·ALT 수치의 상승은 간세포 손상을 의미한다. 병원에서 AST·ALT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 2차 정밀 검사를 권한다. 1회 간 기능 측정 결과로 현재 간 상태를 단정 지을 수 없고 간 질환이 있을 때도 수치는 정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간경변증, 만성 비활동성 간염과 같은 질환은 간 수치가 거의 올라가지 않는다.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는 본인의 간 상태를 걱정해서 간에 대한 여러 가지 검사를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시행하는 혈액 검사를 통해 간 기능 수치의 이상소견을 발견한 후 간 질환을 추측할 때가 많다. 근력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AST·ALT가 근육에 존재하기도 하고 과한 운동으로 생성된 피로 물질과 노폐물이 간에서 분해되어 간 수치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또 운동하는 사람들이 즐겨 먹는 단백질 보충제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대사에 사용되고 남은 단백질은 간으로 보내지는데, 필요 이상의 단백질이 몸에 들어오면 간에 부담을 줘 AST·ALT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간 건강을 위해서는 개인의 연령이나 신체조건에 맞추어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적절하게 병행하고 식사와 간식을 통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진액, 즙 등의 농축보조식품 역시 간 기능 상승의 흔한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진액이나 즙을 복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간 기능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이로 인해 간 기능 상승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 한 중년 여성이 검진 결과 간 기능 이상 AST/68·ALT/102로 상승하여 상담하였다. 급성간염 검사 결과는 음성이고 상복부 초음파, 복부 CT상에도 이상이 없었다. 이에 병력을 알아보았더니 면역에 좋다며 태반이 포함된 고가의 한약을 복용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복용을 중단하도록 했다. 일주일 뒤, 환자 본인은 세 첩을 한 첩으로 줄여 먹고 있기 때문에 수치가 낮아졌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재검사 결과 수치가 AST/120·ALT/600으로 오히려 상승하여 즉시 대학병원으로 전원했던 아찔한 경험도 있었다. 현재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19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러 매체를 통해 면역을 위한 각종 영양제를 비롯해 보조식품들이 지나치게 많이 소개되고 있다. 면역을 위한 약제들이 오히려 소중한 간을 해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시기이다.
코로나19로 야외 활동과 실내 운동에 제한이 있다 보니 운동 부족, 배달 음식으로 인한 지방간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방간도 AST·ALT가 상승하는 원인이다. 지방간이란 간세포 내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으로 지방은 간 무게의 5% 미만을 차지하는데 지방이 이 이상으로 축적되면 지방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간 환자는 대부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일반적인 진찰로는 발견하기 어렵다. 간 기능 검사, 혈액 검사, 상복부 초음파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는데 가장 정확한 진단은 간 조직 검사를 통해서 가능하다. 지방간은 간 조직의 염증을 동반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점점 진행되어 간경변으로 갈 수 있어 매우 주의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간 기능 상승 소견이 있을 때는 상복부 초음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면 지방간이 잘 생길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기름진 음식 자체가 직접적으로 지방간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간은 지방의 대사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장기이다. 지방간은 지방 대사의 문제로 발생하는 것인데 아직까지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명확한 기전이나 이유는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지방이 간에 축적되어 생기는 질환이 지방간이고, 그중 비만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지방간의 치료는 원인이 되는 비만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므로 체중 감량, 혈중 중성지방의 감소, 당뇨 조절, 금주 등이 그 치료에 해당한다. 실제로 비만인 환자가 정상 체중으로 감량하면 지방간이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비만 치료의 기본은 칼로리를 조절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절제되고 균형 잡힌 식이요법, 규칙적인 운동이며, 필요에 따라서 비만 치료에 공인한 몇몇 약제들을 사용할 수 있다.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1년 6월호 발췌
글 : 신주영(가정의학과 전문의)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진료과장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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