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은 재난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방차의 현장 도착 시간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화재는 화재 초기를 거쳐 성장기, 최성기, 감퇴기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발생 후 평균 8분이 경과하면 최성기의 상태에 달한다. 최성기에는 내부 일산화탄소 누적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플래시오버로 인해 세력이 강해 구조 대상자의 생존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방청에서는 최성기 도달 전 ‘골든타임 7분’을 목표로 정해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1천219건을 분석한 결과 골든타임을 지킨 화재보다 그렇지 못한 화재가 53.4% 더 큰 재산피해를 입혔다. 골든타임 사수는 화재 피해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해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교통량 증가와 좁은 골목길 주·정차 등의 문제로 소방차의 출동 환경은 점차 악화돼가고 있다. 지난해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한 화재 180건 중 25%가 불법 주·정차 등의 소방통로 방해 때문이었으며, 6.7%가 교차로 등에서 일어나는 차량 정체가 원인으로 나타났다.
늘어가는 소방출동로 상의 장애요인을 해소하고 출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소방당국은 여러 가지 제도적인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소방차가 출동 중일 때 진행을 방해하거나 양보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2018년 2월부터 소방기본법으로 200만 원 이하 과태료 부과로 강화했고, 불법 주·정차를 막기위해 적색 노면표시(소방시설 주변 5m 이내 주·정차 금지표시)를 설치해 위반하는 차량에 대해 과태료를 4~5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증액, 부과토록 했다. 또 원활한 소방 활동 전개를 위해 방해가 되는 주·정차 차량을 제거 또는 이동할 수 있는 법적 제도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주거지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소방차량 진입이 곤란하고 화재에 취약한 주택 밀집 지역에 ‘골목길 안심 소화기’와 ‘비상소화장치’를 설치해 주민에게 소방시설 사용법을 교육하는 등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운전 중 사이렌을 울리며 양보를 요청하는 소방차를 흔히 볼 수 있다. 시끄러운 소리에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겠지만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가장 반가운 소리이기도 하다.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구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소방차 길 터주기’는 양보가 아니라 의무이고, 소방차의 ‘골든타임’은 생명을 지키는 시간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