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보건복지부의 전국 3만 6,200개 장애우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발생 원인의 88.1%는 후천적인 영향이었다. 후천적 원인 중 질환으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된 경우가 56.2%로 가장 많았다. 사고로 인한 경우가 32.1%를 차지했다. 선천적 원인은 5.1%, 출산 시 원인으로 장애가 생긴 경우는 1.4%이었다.
이 같은 장애우의 통계를 보면, 지금은 비장애우라도, ‘미래엔 나도 장애우’가 될 수가 있다. 구미시 체육진흥과에 따르면, 장애우 부부가 운영하는 포장마차를 철거키 위해, 수도를 단수(斷水)하라고 지시했다. 요즘 수도는 생명과 같은 것이다. 이렇다면, 단수지시는 한 공무원이 시민의 생명줄을 끊겠다는 것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이 포장마차는 30여 년 전 구미시가 원평동 129-5번지 일대에서 영업하던 9개의 포장마차들을 이주계획에 따라, 현재 테니스 코트가 있는 남통동 136-2번지로 옮겨 영업할 수 있도록 해줬다.
최근 구미시 체육진흥과는 이곳 체육시설을 위탁 관리를 맡는 구미시설관리공단 팀장에게 ‘비공개 공문’을 두 차례나 보내,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수도(水道)까지 끊어 버리라고 지시했다. 지금은 투명사회를 지향한다. 이렇기에 ‘공무원의 행정 비공개’라면, 스스로 공무원의 자격을 차버린 것에 다름이 없어, ‘장애우에 대한 갑질’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이건 ‘갑질’이기도 하지만, ‘절차적 민주주의’를, 한 공무원이 까뭉갠 것이다. 기가 막히는 공무원의 행각이다.
현재 장애우 부부가 운영하는 포장마차는 이곳으로 옮겨온 후, 해가 갈수록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안 그래도 장사가 안 되는데, 공무원까지 절차적인, 민주를 뻔뻔하게 무시하니, 장사가 될 턱이 없다. 이미 나머지 다른 포장마차들은 생계가 어려워지자, 포기하고 다른 생계를 찾아 모두 떠났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포차를 운영하는 이들 장애우 부부는 업종을 바꿀 엄두도 못 내고,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를 견디며, 현재까지 운영한다. 그야말로 ‘치부형 포장마차’가 아니고, 입에 풀칠이나 하려는, ‘안타까운 생계형 포장마차’다. 포차 크기는 약 5평 정도이다. 작은 테이블 세 개가 전부다. 하루 수입은 없을 때도 있다. 있어도 2~6만 원뿐이다. 월평균 약 100~150만 원으로 어렵게 버틴다.
그마저도 장애우 부부는 날씨가 추워지면, 장애의 몸을 견디지 못해 이틀이 멀다하고, 문을 닫는 처지다. 현재 포차를 운영하는 K씨 부부는 신체 3급, 4급 장애우다. 부인은 현재 ‘암 투병’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이런데도 체육진흥과 변동식 과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행정이 강경해졌다. 구미시의 위탁을 맡은 구미시설공단에 수도를 끊고, 강제철거를 시키라고 압력을 행사했다. 구미시는 원래 과장쯤 되면, 시민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구미시 체육진흥과 변동석 과장은 오래된 일이라 본인은 모르겠고, 행정대로 처리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스스로 모르겠다면’, 모르는 이에게 과장이란 직책을 ‘선출직 공직자’가 나서 그 직무를 배제시켜야만 마땅한 절차적인, 인사권의 행사다.
구미시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구미 시장은 모든 분야에 있어, ‘인간존중’, ‘시민행복’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 인간존중이나 시민행복에서 장애우의 생계형 포차는 제외되는가. OECD의 어느 나라를 가도, 명품 같은 포차는 있다. 구미시장은 모르겠다는 과장을 제치고, 직접 ‘생계형 장애우’에게 명품포차를 만들어줄 것을 주문한다. 이럴 때에, 구미시의 홈페이지에서 시장의 말이 정치적인 수사(修辭)가 아니다.
‘본인은 모르겠고’의 과장에겐 그의 말과 같이, ‘모르겠고’에서 공개적으로 모두가 알도록 징벌적인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장애우의 생계형 포차를 구미시 예산을 투입하여, 구미시엔 비장애우든 미래의 장애우가 될 확률(88.1%)이 아니라도, ‘명품 포차’에서 ‘명품 거리’를 만들어주길 구미시장에게 강력하게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