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첫해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든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가 타격폼까지 바꿔가며 재도전의 의지를 다졌다.박병호는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로 출국했다. KBO리그를 평정하고 지난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야심차게 빅리그에 도전한 박병호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시즌 초반 현지에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연일 초대형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얼마가지 못해 약점을 드러냈다. 이후 슬럼프에 빠지면서 마이너리그로 강등됐고, 급기야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접어야 했다. 결국 수술대에 오른 박병호는 지난해 9월 귀국한 뒤 재활과 훈련에 집중하며 일찌감치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2년 차 시즌을 앞둔 박병호는 "스프링캠프부터 죽기 살기로 하겠다"며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박병호는 타격폼 수정에 주안점을 두고 훈련에 임했다. 지난해 자신을 괴롭혔던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그는 "수술하고 시간이 많았다. 그 동안 생각을 많이 했다. 어느 정도 준비는 된 것 같다"며 "작년에 타이밍이 늦어서 못했는데 타이밍을 빨리 잡을 수 있도록 타격폼을 간결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겨우내 준비했다"고 말했다.KBO리그 시절에도 필요할 경우 타격폼에 변화를 준 그였다. 풀타임 첫 시즌 부족한 점을 찾아 수정했고 그 덕에 매년 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평균 직구 구속이 150㎞에 달하는 빅리그 투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보다 간결하게 스윙을 가져가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박병호는 "주위에서 육안으로 봤을 때 이전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세한 변화"라면서도 "예전 타격하는 과정이 '10'이었다면 지금은 '7'정도로 줄였다. 그 만큼 간결한 스윙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팀내 변화도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만들었다. 미네소타 구단은 박병호를 영입했던 테리 라이언 단장 대신 테드 레빈 단장이 부임했다. 박병호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면서 빅리그에 콜업된 케니스 바르가스가 좋은 활약을 펼쳤다. 박병호는 "작년에는 팀내 기대와 함께 기회도 많이 부여 받았는데 그런 면에서 단장이 바뀐 게 영향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바르가스 선수가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다른 한편으로 경쟁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 현지에서는 박병호의 장타력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미국 야구 기록 전문 매체 '팬그래프닷컴'은 지난해 박병호가 빠른 공에 약점을 보이며 컨택트에 문제를 드러냈지만 적응할 것이라고 확신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