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바이든정부의 출현은 ‘기준(STANDARD)과 인센티브’로 요약된다. 기준이 없으면 인센티브가 필요없다. 따라서 바이든은 규제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을 트럼프와 비교하자면 이렇다.
트럼프는 내부성장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면서 그 시선을 외부로 돌려 중동과 북한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했다면, 바이든은 기후리더쉽을 발휘함으로써 글로벌경제의 기준을 마련하고자 할 것이다. 바로 ESG 금융, ESG 경영과 맞아 떨어진다.
ESG금융은 E(Environment, 환경), S(Social, 사회), G(Governance, 지배구조) 기준에 따라금융지원을 받거나(In) 퇴출되거나(Out)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즉 과거 아무리 환경기준을 엄격히 적용한다 해도 실질적인 효과 또는 지속가능한 효과가 발휘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편익과 공평한 분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학습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ESG금융은 단순한 유행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이점이 바로 발전부문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ESG금융은 농도제에서 총량제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머리는 따라왔는데 꼬리가 따라오지 않는 성과에 대한 반성이 투영된 산물이다. 즉, 몸통이 송두리째 따라오게 하려면 금융, 즉 투자단계부터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이드노믹스와 ESG금융은 우리경제와 발전부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빠른 에너지전환이 예상된다. 배출권거래와 RPS에 이어 탄소세를 도입한다는 것은 시장의 가격기능을 극대화해서 총체적인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방향과 에너지믹스를 그린(GREEN)하게 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가장 어려운 입장에 놓은 연료가 바로 전력과 가스이다.
탄소세를 도입하게 되면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방향 속에 전력소비 또한 큰 틀 속에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행이라면 에너지믹스 속에 전력은 가스보다 나은 입장에 놓이기 때문에 공공부문과 상업부문의 전력수요는 가스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결국 전력소비가 위축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기존 연료믹스를 포기해야 한다. 석탄의 기저부하 역할을 가스가 대체할 것이다. 즉 발전용 가스소비는 증가한다. 바로 이러한 배경때문에 발전부문의 가스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텍사스 정전사태는 지난 캘리포니아 정전사태를 연상시킨다. 캘리포니아는 수력에 의존적이다보니 지속되는 가뭄에 전력공급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반면 텍사스는 화석연료가 풍부한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설과 혹한에 가스파이프가 얼고, 원전도 멈춰버린데다 전력공급망이 무녀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천연가스 현물가격이 한때 500달러/mmBTU까지 치솟았다. 훗날 에너지안보의 취약성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렇게 에너지안보와 에너지믹스는 리스크관리 역량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에너지부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ESG경영이다. ESG경영은 다음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의 환경, 사회, 거버넌스적 요소가 무엇이 있는지, 각각의 지표를 설정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둘째, 이해관계자에 대한 분석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여기에 해외사업장도 빼먹으면 안된다. 내부고객과 외부고객의 인식의 차이는 당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을 좁히는 노력이 존재한다면 고객은 기업의 미래가치를 좀 더 쳐준다.
셋째, ESG경영철학과 경영방침이 담긴 지속가능보고서를 성실히 작성하여 공시하는 것이다. 과거 지속가능보고서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획일화된 보고서가 많았다. 때로는 보고서의 주체가 기업인지, 컨설팅업체인지 모호한 경우도 종종 있다.
보고서 용역업체가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적었기 때문이다. 이제 ESG 정보가 담긴 보고서는 자발적이 아닌 의무공시가 될 전망이다. 그것도 빠른 시일 내에.
에너지생태계는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한번 크게 휘청였다. 2020년에 우리는 유가의 변동성에 한번 놀랐다. 2021년은 천연가스의 변동성에 가슴을 쓰러내릴 일이 허다할 것이다. 여기에 탄소배출권 가격까지 파생상품 도입으로 변동폭이 아주 화려해질 전망이다.
2021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지금 당장 ESG 경영, ESG 금융전문가를 섭외하라. 그리고 지속가능보고서를 새로 태어난 것처럼 다시 쓰자. 그러면 시작이 반인 만큼 2021년을 마무리 할 때 흐뭇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