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주인님, 저를 다정스럽게 대해 주세요.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저보다 더 당신의 친절에 감사하지는 못할 겁니다…사랑하는 주인님, 하느님이 제게서 건강과 시력을 거둬 가시더라도 절 멀리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의 부드러운 손길로 저를 어루만져 주시며 영원한 휴식을 위한 자비를 베풀어 주시길 소원합니다.
끝으로 저는 제 마지막 호흡까지도 느끼면서 당신 곁을 떠날 겁니다. 제 운명은 당신의 두 팔 속에서 가장 안전했었다는 기억과 함께…”
베스 N. 헤리스의 ‘강아지의 기도(A Dog's prayer)’라는 시다. 동물병원에 가면 동물의약품 회사 광고 포스터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시는 반려견에게 반려인이 얼마나 절대적인 존재인지, 반려견이 반려인을 위해 얼마나 맹목적으로 순종하는지를 일깨워준다.
그렇다면 1,000만 반려인이 있는 2021년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많은 반려인이 이 시 속 ‘강아지’의 기도를 이뤄주고 있을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기 배우 Z씨 대학 동창이라고 밝힌 사람이 그가 대학 시절 여자 친구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키우던 비글을 다른 작은 개로 바꿨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자 일부 네티즌은 그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반려견 한 마리와 반려묘 두 마리를 데리고 나온 데 주목하며 과거 SNS에 올렸던 개, 고양이, 고슴도치 등 반려동물 행방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Z씨는 한 매체에 “지인이 잘 키우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반려동물을 지인에게 보낸 것도 파양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등 논란이 더욱더 가열하는 상황이다.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 아무나 함부로 반려인이 되려고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해왔다.
반려인은 반려견을 비롯한 반려동물 입양부터 파양까지 무소불위의 권략을 가진 절대적인 존재여서다.
저 시 속 강아지처럼 죽는 날까지 반려인과 함께하고 싶어하는 반려동물이 어느날 갑자기 반려인과 단절됐을 때 아무런 정신적인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그 누구도 자신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경남 진주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키우는 반려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국내 첫 사례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반려동물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시작했으니 앞으로 확진된 반려동물이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
불행 중 다행으로 반려동물이 반려인에게 전염시킨 사례는 해외에서도 아직 없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를 일으키고 있고, 더 두려운 변종 출현 가능성도 있는 탓이다.
정말 만에 하나라도 반려동물이 코로나19 매개체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때가 다가오고 있다.
반려동물이 언젠가 ‘가장 안전했었다’는 기억만 갖고 세상을 떠날 수 있게 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부디 반려인이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