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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석씨가 제공한 이 사진에서 정성란(84) 어르신은 지난 달 16일 의성 자택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정씨는 추석을 맞아 딸의 방문 대신 새로운 시도를 했다. 정씨는 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생전 처음으로 딸에게 영상 인사를 보냈다. <의성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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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이 세계적인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AP통신이 기사를 통해 한국의 바뀐 명절 풍속도를 소개했다. 그중 특히 의성에 살고 있는 정성란씨의 사례를 중심으로 상징적인 변화에 주목했다. 다음은 AP통신 기사의 번역 요약본.
■84세의 정성란 어르신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이번 추석, 딸을 만나는 대신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
정씨는 생활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그녀의 딸에게 안부영상을 보냈으며, 이는 그녀의 인생에서 처음있는 일이었다.
“부디 항상 마스크 쓰고 조심해라. 엄마는 집에서 잘먹고 잘 지내고 있어. 나는 그저 네가 걱정된다. 사랑한다” 정씨는 15초의 영상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많은 한국인들은 수 백만명이 고향을 방문했던 지난해와 다른 추석 명절을 보내고 있다.
이번 추석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추가 확산에 얼만큼 영향을 미칠지는 확실하지 않다.
정성란 어르신이 살고계신 의성에서는 생활지원사를 파견해 어르신 수 백명이 먼 곳에 있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도록 도왔다. 독거노인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활지원사들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동영상을 찍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정성란 할머니의 딸인 강명석씨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 진심으로 행복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전화로만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동영상으로 엄마를 보게 되니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정성란 할머니는 지난 6월 서울에 있는 강명석씨의 집에서 한 달 정도 머무르기도 했으나, 서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확산된 이후에는 만나지 못했다. 어르신은 “딸의 집 근처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고 말했다.
생활지원사들은 어르신들에게 추석에 오지 말라는 영상 메시지를 당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정성란 할머니의 안부영상을 촬영한 김연희 생활지원사는 자녀들을 너무나 보고 싶어하는 15명의 어르신들과 촬영 할때는 그럴 수 없었다고 한다. 어르신들이 자녀를 얼마나 보고 싶어하는지 알기 때문이었다.
김연희 생활지원사는 "영상을 찍은 어르신들의 절반 정도는 먼저 나서서 자녀들에게 추석때 오지 말라 하라고 했다. 하지만 몇몇 어르신들은 여전히 자제들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어 자녀들에게 오지 말라는 부탁을 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김규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