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위험성과 합병증이 적은 수술법으로 치료하게 될 전망이다.김경환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최근 수술이 어려운 고령 환자 4명에게 인공판막을 봉합과정 없이 삽입, 심장 정지시간과 수술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회복속도를 높인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15일 밝혔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고령, 동맥경화, 고혈압, 흡연 등의 이유로 판막이 좁아져 심장의 혈액순환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아 급사에 이르는 질환이다. 고령 인구의 증가로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흉통, 실신, 심부전과 같은 증상이 생기면 평균 생존기간이 1~3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치료법은 대동맥판막 치환 수술로, 전신 마취 후 가슴을 열고 좁아진 대동맥판막을 완전히 제거한 후 인공판막으로 교체한다. 그러나 고령이거나 뇌신경계 질환, 폐 질환 등을 동반한 환자는 심장을 정지시키고 인공심폐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이 따른다. 이때문에 최근 말초 혈관을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이 일부 환자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경피적 판막 삽입술은 병든 판막을 그대로 남겨두는 문제가 있고 이엽성 대동맥판막, 대동맥 질환, 수술적 교정이 필요한 심장 내 동반 질환이 있으면 시행하기 어렵다. 또 합병증 발생 시 응급수술을 필요로 하게 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이에 김 교수팀은 무봉합대동맥판막 치환수술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치료했다. 최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은 대동맥판막 질환 환자 4명은 상행 대동맥이 50㎜이상으로 늘어났거나 대동맥이 석회화하면서 단단하게 굳어져 대동맥판막 치환수술과 상행 대동맥 수술이 동시에 필요했다. 그러나 이들 고위험군 환자에게 기존 방법으로 수술할 경우 장시간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합병증 발생이 우려됐다. 김 교수는 제 기능을 못하는 병든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판막을 봉합없이 장착하는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수술을 통해 수술 시간을 대폭 줄이고 인공심폐기 사용에 따른 환자 부담을 최소화했다. 특히 김 교수팀이 사용한 새로운 인공판막은 판막을 안착시키는 금속 프레임이 판막 아래쪽에 있어 상행 대동맥 질환이 동반된 환자에서 대동맥 수술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성인에서 가장 많은 후천성 판막 질환으로 환자수가 지속해 증가하고 고령 환자 비율도 커지고 있다"며 "현재 대동맥판막수술의 사망률은 1~2% 내외지만 이 위험도를 더 낮추려는 노력으로 비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도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