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경북본부 문경지사 고객지원팀장 김용준
최근 대규모 기업형 법인에서 바나나나 망고 등의 아열대 작물이나 겨울철 농작물 재배를 위한 난방용 전기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영세한 농어민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농사용 전력 요금 제도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것이다. 대규모 기업의 전력 다소비는 결국 농사용 전기요금의 인상요인이 되고 이는 다른 영세 농어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의 감소로 귀결될 될 수 있다.
또한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전기사용량 증가율은 2.8% 이지만, 농사용 전기사용량은 그 두배 이상인 6.9%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계약전력 500kW를 기준으로 보면 직전 10년간 500kW 이하의 농사용 고객은 연평균 사용량 증가율이 10%인 반면, 500kW가 넘는 대규모 기업형 농사용 고객의 사용량 증가율은 연평균 20%에 달할 만큼 급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6월 대부분 계약종별의 사용량이 1년 전과 비교하여 감소하였지만, 대규모 기업농의 사용량 증가로 인하여 농사용 전기 사용량은 오리려 0.7% 증가하였다.
이러한 작물난방용 에너지원의 대체소비에 따른 또다른 문제점으로는 에너지 비효율을 꼽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농사용 전력 요금정책으로 효율이 낮은 2차 에너지인 전기가 1차 에너지인 석유의 소비를 대체하는 왜곡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전기를 사용하는 비효율적인 에너지 대체소비의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주물공장 경유가열로를 전기로로 교체할 경우 에너지 소비량이 2.35배 증가 하며, 경유 동력원의 크레인을 전력으로 대체하는 경우 2.02배, 하우스 등유 보일러를 전기온풍기로 대체하는 경우 에너지 소비량이 2.33배 증가 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덧붙여 최종에너지 소비를 1차 에너지에서 전기로 대체함에 따라 CO2 배출량도 등유 대비 1.51배, 가스 대비 2.11배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게 된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대규모 기업농이 작물난방용 전력사용을 자제해야 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첫째, 계약종별간 교차보조로 대규모 농사용의 요금납부 부담이 다른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으며 둘째, 소비왜곡(석유에서 전기로 소비를 대체)현상으로 에너지소비 비효율이 심화되며 셋째, 대규모 기업농의 사용량 증가로 영세 농어민 보호 및 지원취지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