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정례적으로 배치(regularly deploy)' 하는 데 합의했다. 그동안 미 전략자산의 '상시순환배치'를 요구한 우리 측과 이에 난색을 표해온 미측과의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한국과 미국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국방(2+2)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첫 회의를 열고, 공동언론보도문을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양국은 미 전략자산의 정례배치 외에 억제강화를 위한 신규 또는 추가적 조치를 식별해 나간다는 공약도 재확인 했다.양국은 또 올해 미국이 취한 미사일 방어역량 강화 조치들과 B-52 장거리폭격기의 수차례 한반도 전개, 한국 당국자들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미니트맨 3' 시험발사 참관, 탄도 미사일 탑재 핵추진 잠수함(SSBN) 승선 등 3축 체계 시현을 통해 확장억제를 실행한 점을 강조했다.미국은 핵우산·재래식 타격·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한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는 미국이 적의 핵·대량살상무기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우산·재래식 전력·미사일 방어능력 등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미국은 아울러 미국 또는 동맹국들에 대한 그 어떤 공격도 격퇴될 것이며 그 어떤 핵무기 사용의 경우에도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미국의 오랜 정책도 재확인했다. 특히 미국은 이러한 지속적인(enduring) 공약의 이행과 한국에 대한 즉각적인(immediate) 지원 제공이 확고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양국은 고위급 협의 메커니즘으로써의 EDSCG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조치들이 효과적인 대북 억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울러 증대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최상의 맞춤형 대응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EDSCG를 통해 동맹차원의 논의를 계속해 나가자는 의지를 표명했다.외교부는 회의 참고자료 배포를 통해 "이번 EDSCG는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 출범 전후로 북한의 도발 경향을 감안해, 새 행정부와 대북 억제 관련 공조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외교부는 "한미 방위공약의 지속성이 변함없이 유지된다는 점이 특히 강조됐으며,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배치 공약을 확인했다."며, "한미 확장억제 공약의 지속성과 즉각성을 명시적으로 강조했다."고 설명했다.이날 회의에는 우리 측은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이 참석했다. 미 측에서는 토마스 컨트리맨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 대행과 데이비드 시어 미 국방부 정책수석부차관 대행이 참석했다. EDSCG란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회의체다. 지난 10월20일 한·미 외교·국방 장관 2+2 회의와 제48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신설키로 합의한 뒤 처음 열리게 됐다.당초 한·미 SCM에서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순환배치 등의 의제가 다뤄질 것이라 전망됐지만 무산됐다. 이후 절충점을 찾은 게 EDSCG 신설이다.한미는 이번 EDSGC에서 미 전략자산의 정례배치를 처음으로 공식화했지만 어떤 식으로 배치를 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미국 측에서는 전략자산의 상시순환배치 시 필요한 인력운용, 정비시설 부족, 비용 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앞세워 난색을 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