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부터 약 2주 동안 22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시의 제2미주병원과 대실요양병원의 전파 경로를 풀 실마리가 나왔다.
현재까지는 외부 감염원으로 인해 두 병원 중 한 곳(대실요양병원)이 우선 감염됐고, 감염 장소는 공동 엘리베이터일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진다.
지난달 31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총 6천684명 중 제이미주병원(134명)과 대실요양병원(94명)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228명에 달한다.
이들 병원은 대구 달성군의 한 건물을 사용한다. 대실요양병원이 3~7층, 제이미주병원이 8~12층에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8~10층은 폐쇄병동, 11층은 원무과 진료실, 12층은 개방형 병동이다. 1, 2층엔 동물병원이 있다.
지난달 20일 대실요양병원에서 대규모 확진자(52명)가 나왔을 당시 같은 건물을 쓰는 제2미주병원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대구시는 환자를 제외한 병원 종사자 72명에 대한 검사만 진행했고 당시 검사에서는 종사자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제2미주병원에서 환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유증상자가 나와 최초 감염원에 대한 궁금증이 쌓였다. 정신병원 특성상 폐쇄병동에 거주하는 환자가 외부에 노출될 일은 극히 드물어서다.
이번 첫 확진자가 대구의료원에서 옮겨 온 환자라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대구시는 대구의료원 확진자의 병상과 입원해 있던 이들의 병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감염원일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초 감염자뿐 아니라 감염 원인에 대한 여러 가능성이 계속 제기됐다. 창문을 열 수 없는 정신병동의 특성과 밀폐된 환경에 따라 공기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히 최초 감염자는 외부 확진자, 감염 원인은 비말에 따른 전파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추적하기로는 외부 감염원에 의해 두 병원 중 한 곳이 우선 감염됐다"며 "확진자가 확진 판정 이전에 대실요양병원 7층에 계속 드나들었던 정황을 파악했다. 역학적 관련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외에도 다른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염 원인에 대해선 "직원과 환자 사이 접촉이나 지난달 18일 대실요양병원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에 공동 사용된 엘리베이터 등에서 발생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시 역학조사에 따르면 이 건물의 코로나19 관련 증상 최초 발생 시기는 지난 2월말에서 3월 초다. 대실요양병원의 경우 지난달 4일부터 11일 사이에 최초 유증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김 부단장은 환자와 직원이 동일집단 격리 속 급증했을 가능성에 "코호트 격리 대상자들은 일반인이 아닌 이미 감염원에 노출돼 발병 위험성이 높은 이들"이라며, "추가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한 가운데 운영되고 있다. 제2미주병원의 경우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코호트 격리 시점 이전에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했다.
황보문옥𐤟윤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