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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사회

국내 유일 대용량 양성자가속기 ‘2만시간·7년 무사고’

김창식 기자 기자 입력 2020.01.08 18:59 수정 2020.01.08 18:59

암 진단·반도체소자 연구 등 지원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선형 대용량 양성자가속기가 지난 2013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2만 시간, 7년 무사고 운전을 기록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주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지난해 12월 기준 100MeV, 20mA 선형 양성자가속기가 누적 가동 2만 시간, 7년 무사고를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양성자가속기는 수소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를 빠르게 가속시키고, 가속된 양성자를 다른 물질에 충돌시켜 성질을 바꾸는 장치이다.
원자력연은 지난 2012년 12월 독자기술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 대용량 양성자가속기를 완성됐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를 가속시키는 에너지가 100MeV(1억 전자볼트, 1.5볼트 건전지 6,700만 개 에너지)에 달해 양성자가 1초당 13만㎞의 속도로 다른 물질의 원자에 부딪히게 할 수 있다. 다른 물질의 원자핵과 반응하거나 원자핵을 쪼개 다른 원소를 만들어낸다.
플라스틱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들거나 암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고, 물질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어 ‘현대 과학의 연금술사’,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특히 경주 양성자가속기의 경우 최대 빔 전류가 20mA인 대용량 가속기로, 연구자들에게 1초당 1.2경이라는 엄청난 수의 양성자를 제공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가속기 가동 첫 해인 지난 2013년 39개 연구과제에 양성자 빔을 지원한 후 2019년까지 총 700여개 연구과제와 2,000명의 연구자를 안정적으로 지원했다. 이를 통해 대구가톨릭대 김종기 교수팀이 투과성 양성자로 알츠하이머 뇌의 신경독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광주과학기술원 조지영 교수팀은 양성자 조사를 통한 열전 소재의 열전 성질을 제어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탁희 서울대학교 교수는 양성자 빔을 이용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전도특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사선 융합기술 개발’과 ‘대형 원자력 연구 인프라를 활용한 도전적·창의적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우선 양성자가속기 에너지를 1GeV로 확장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다.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한 ‘반도체 소자 오류 및 손상방지를 위한 영향 분석’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필수다.
또 국내·외 의료용 동위원소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질환 진단 및 치료에 활용되는 의료용 동위원소인 게르마늄(Ge-68), 구리(Cu-64/67), 스트론튬/루비듐(Sr-82/Rb-82) 생산을 위한 빔 조사시설 고도화 및 생산 공정 설비 구축에도 힘쓴다고 밝혔다.
박원석 원장은 “양성자가속기 가동 2만 시간 돌파, 7년 무사고 운전은 양성자과학연구단 모두의 열정과 헌신 때문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 유일의 양성자가속기가 국내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고도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파급력 있는 연구 과제를 지원하고, 장비를 확장해 세계 최고의 입자빔 이용 연구개발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창식 기자  sl050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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