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와 평양과학기술대학교는 문화유산을 가상현실(VR)로 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연구를 위한 기술교류와 공동협력의 물꼬를 텄다.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와 평양과학기술대학교는 경주시청에서 남북 디지털 헤리티지 기술교류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상호협력방안에 관해 지난 4일 오후 논의했다.
이날 스마트미디어센터와 평양과학기술대학교는 남북한 문화유산 콘텐츠 현황 교류 및 최신 패러다임에 의한 남북한 과학기술 교류를 위해 서로 만나 남북 디지털 헤리티지를 추진키로 협의했다.
디지털 헤리티지란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과거의 유물을 현대의 가상공간에 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VR 기술이 결합된다면 마치 수백 년, 수천 년 전의 세계로 돌아가는 듯한 생생한 체험이 가능하다.
이날 간담회에는 평양과기대측에서 전유택 총장, 전영자 교수, 박학민 교수, 최세열 교수가 참석했고, 경주시에서 주낙영 시장, 이진락 센터장, 김진태 시민행정국장, 이동남 정보통신과장이 함께 했다.
이날 두 기관의 만남은 사실상 첫 번째 공식 행사다. 기술교류 물꼬는 지난 6월께 서울의 국제세미나장에서 양 측이 우연히 만나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의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와 고구려 수도였던 평양의 평양과기대가 남북한 문화유산 콘텐츠 공동연구 기술교류를 하면 옛날 삼국통일 당시의 역사문화교류의 재현이 되는 의미가 있다”라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이번에 평양과기대 총장일행의 경주시 방문이 이뤄졌다.
앞으로 두 기관 모두 가상현실 분야를 이용한 문화유산 콘텐츠 제작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만큼, 관련 분야에 대한 다양한 기술교류가 진행될 전망이다.
향후 두 기관은 남북 디지털헤리티지 사업에 비록 작은 것이라도 실현가능한 것을 공동 노력해 추진키로 했다.
두 기관은 공동협력을 통해 남북한의 실정에 맞게끔 사라진 문화유산을 가상현실 기술로 재현한다는 데 합의했다.
평양에 소재한 북한유일의 외국계 대학인 평양과기대는 남북한이 공동으로 설립한 과학기술분야의 특수대학으로 지난 2010년에 개교했으며 학부생 100명, 박사원생 60여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는 정보통신학부, 농생명학부, 경영학부 등 3개 학부가 개설돼 있고, 교수진은 미국,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중국 등 외국인 교수진으로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평양과기대는 포항공대, 동국대, 한동대, 한양대, 한국과학기술원, 건국대와도 학술교류를 하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대북제재 가운데 학술적 교류를 통해 남북교류의 물꼬를 튼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평양과기대와의 깊이 있는 기술교류를 통해 문화유산을 가상현실 기술로 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연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