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삼성, 국민연금의 삼각 커넥션이 있었다고 볼 만한 내부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원칙과 절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국민연금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최순실 게이트에 동원된 게 아니냐는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 합병 논란이 있었던 지난해 7월 당시 국민연금 이사장이었던 최광 전 이사장은 24일 KBS 인터뷰를 통해 "당시 '(절차나 내용에서) 흠결이 나오면 안 된다. 사후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걸 명심해라. 법률적으로 자문도 제대로 구해야 한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최 전 이사장이 위원들에게 흠결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각종 절차와 내용 상의 의혹을 남친 채 국민연금의 찬성표로 삼성 합병이 성사됐다. 최 이사장은 또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에 반대하자 외부 압력이 있었음을 주장했다 최 이사장은 "(홍 본부장을) 갈려고 하니까 청와대나 복지부에서 같이 1년 연임시키자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래서 의견이 안 맞아서 이렇게 틀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2일 최 전 이사장을 불러 조사를 벌인 상태로, '청와대와 삼성, 국민연금' 삼각 커넥션을 입증할 만한 증거로 활용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의 증언도 나왔다. 합병 논란이 있었던 작년 7월 당시에 '김승연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가 가깝다'며 합병에 찬성하라는 한화그룹의 압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주 사장은 이날 한겨레와 인터뷰를 통해 "한화그룹에서 6월12일 '김승연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일가가 가까우니 합병에 부정적인 보고서는 쓰지 말라'고 요구했다. 7월8일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하는 게 옳다는 추가보고서를 냈더니, 며칠 뒤 김연배 (당시 한화생명) 부회장이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지 모른다'고 압박했다"고 밝혔다. 주 사장은 또 "삼성이 전방위 로비를 했다. 기관투자가 임원들에게 지인을 통해 전화를 걸어 합병에 찬성해달라고 요청했다. 나도 네 차례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 한 위원도 한겨레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 (문형표) 복지부 장관한테서 (합병에) 찬성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또 지인을 통해 '청와대의 뜻이다. 찬성을 표시해달라'는 전화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문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 과정에서 찬성을 종용했다는 의혹과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했다.한편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 찬성한 국민연금에 대해 의사결정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보고 지난 24일 10시간에 걸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자한 것과 최순실·정유라씨 측에 건넨 35억원이 합병 지지를 얻기 위한 뇌물이었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청와대가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에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