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지난 19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시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퇴진 촉구' 촛불을 밝혔다.민중총궐기투쟁본부, 백남기 투쟁본부, 민주노총 등 1,503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30분 기준 전국에서 95만명 상당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퇴진행동은 "서울 참가인원은 60만 명 이상, 이외 지역은 35만 명으로 확대됐다."며 "절정 시간을 지나서도 계속 집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후 6시부터 8시30분까지 본 행사를 진행했다. 시민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지금 당장 퇴진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는 퇴진하라."라는 구호를 잇달아 외쳤다. 그러면서 수능을 치르고 지방에서 상경한 고3, 세월호 유가족 등의 발언을 경청하고 전인권 밴드, 힙합가수 가리온 등의 공연을 즐겼다. 발언대에 선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피의자' 박 대통령에게 적용 가능한 혐의를 언급하면서 "검찰이 내일 기소될 최순실(60·구속)씨의 공소장에 뭐라고 기록할지를 똑똑히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최근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오후 8시30분께부터는 광화문 광장을 출발해 청와대 인근 내자사거리를 향하는 행진이 펼쳐졌다.행진은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새문안로~금호아트홀 ▲포시즌호텔~적선사거리 ▲종로1가~안국사거리~동십자사거리~적선사거리 ▲종로1가~종로2가~재동사거리~안국사거리~동십자사거리 ▲종로1가~종로3가~비원사거리~안국사거리~동십자사거리 등을 거쳐 내자사거리로 집중하는 코스로 진행됐다.시민들은 내리는 비에 촛불이 꺼지면 옆 사람을 통해 다시 촛불을 밝히며 내자사거리까지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다. 행진이 진행되던 오후 10시께에는 전국의 집회 참가자 모두가 '와~'하며 박근혜 퇴진을 위한 전 국민의 함성을 세 차례 연속 외치고 촛불 파도타기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촛불은 부산, 광주, 진주, 창원, 청주, 제주, 대구, 거제, 전주 등 전국 65곳에서도 밝혀졌다.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는 10만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만9000명)이 모였다. 이는 2000년대 들어 광주 지역 집회에서 역대 최다 인원이 참가한 것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0만 촛불로 뒤덮인 금남로에서는 갓 걸음마를 뗀 아이부터 팔순이 넘은 할아버지까지 세대와 계층·종교를 넘어선 문화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횃불도 등장했다. 시민들은 옛 전남도청 앞을 가득 메웠다. 1㎞ 가량 떨어진 5·18기록관 앞까지 늘어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5·18민주광장과 금남로는 매년 5월17일 5·18 전야제가 열리는 장소로, 2000년대 이후 3000명에서 많게는 7000명이 참석한다. 제2의 수도 부산에서는 5만명(경찰 추산 1만5000명)의 시민이 서면 쥬디스 태화 일대에 운집했다. 부산 참가자수도 6월 항쟁 이후 최대 참가라는 기록을 세웠다.집회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표창원 의원도 참가해 "민주화의 성지 부산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할 수 있도록 열기를 일으켜 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참가자들은 시국 토크 콘서트도 가졌으며 도시철도 동래역까지 중앙로를 따라 약 6㎞ 구간에서 거리 행진을 펼쳤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춘천 석사동 로데오 사거리에서도 주최측 추산 7000여명(경찰 추산 2000명)이 집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김 의원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등 계속되는 막말로 춘천시민들을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말라."며 국민과 시민들에게 사죄하고 즉각 퇴진할 것을 요구했다.이날 집회에는 김진태 의원 가면을 쓰고 '프로 막말러'라고 적힌 현수막을 몸에 걸친 시민 뿐 아니라 '김진태 X소리에 쪽팔려서 못 살겠다'는 현수막도 등장해 성난 민심을 대변했다.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 기준 전국 70곳에서 9만2000여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