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불참으로 논란이 일었던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자는 결국 황교안 국무총리로 결정됐다.국무조정실은 황 총리가 오는 19~2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개최되는 2016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17일 밝혔다.APEC 정상회의는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12개국과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미주 5개국, 러시아·호주 등 기타 4개국 정상이 모여 경제협력 방안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현안 문제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들이 모두 참석한다. 미·중, 러·일 등 다양한 양자회담에서 어떤 형태에서든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해법도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한국은 1993년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된 APEC 정상회의 개최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이 불참하기로 해, 외교공백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불참은 국내에 남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를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나라 정상들의 참석이 일찌감치 확정된 가운데, 우리나라는 한동안 참석자를 정하지 못해 APEC 준비 실무진 사이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황 총리 역시 지난 2일 김병준 총리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쉽사리 참석을 결정할 수 없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논란이 불거지자 외교부는 지난 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APEC 불참은 지난 9월에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면서 "황 총리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각국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리 참석자'인 황 총리에게 주어진 역할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총리가 대신 갈 수 있는 정상회의도 있지만 못 가는 회의가 많다."며 "더구나 황 총리는 후임자를 지명해놓고 곧 물러날 총리이기 때문에, 다자회담에 가면 아무런 존재감 없어서 외교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한편 '질적 성장과 인간 개발'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자유무역과 투자에 대한 도전 ▲식량안보, 기후변화 적응 및 물에 대한 접근 등 다양한 테마의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