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7일 음주운전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직후 "검찰 조사가 있으면 있는 대로 말하겠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온 조 전 수석은 '이미경 CJ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했는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에 들어섰다.조 전 수석은 법정 안에서 불안한 듯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휴대전화와 지갑을 쥐고 눈을 지그시 감고 있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김종문)가 자신의 이름을 호명하자 조 전 수석은 피고인석에 섰다. 고개를 살짝 숙인 채 판시를 듣던 조 전 수석은 선고가 내려지자 법정을 나섰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과 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선고 후 법정 앞에서부터 법원 건물을 나서기까지 약 7분 동안 조 전 수석은, '송경식 CJ 회장과 통화한 게 사실인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는가', '억울한 점은 없는가'라는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조 전 수석은 검은색 중형차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에게 "검찰 조사가 있으면 있는 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있으면 있는 대로 다 숨김없이 말씀드릴 것이다."라고 말했다.이어 "이 자리가 그런 자리는 아닌 거 같다. 죄송하다."고 말한 뒤 차량에 타고 법원을 떠났다.조 전 수석은 2013년 CJ 이미경(58)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조 전 수석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조 전 수석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부회장의 퇴진이 'VIP(대통령)의 뜻'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담겼다. 이후 조 전 수석은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지난 2014년 6월 개각에서 경질됐다. 이에 대해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가 해외진출에 실패하자, 조 전 수석이 그 책임을 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CJ그룹의 인사 등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따질 수 있는 키를 쥐고 있는 게, 조 전 수석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조 전 수석은 의혹이 불거진 뒤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잠적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6월 개각에서 경질된 이후 중앙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지난 9일 수업에 이어 지난 16일 수업에도 나타나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