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고장과 처리용량 불능으로 제 기능을 상실한 대구 서구 상리음식물류폐기물처리장(이하 상리처리장)에서 다량의 음식물쓰레기가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상리처리장의 운영업체인 대우건설의 외주 근로자들이 소화조에 담긴 찌꺼기를 빼내는 작업을 하다가 음식물쓰레기 50t이 바닥으로 유출됐다.
쏟아진 소화조 음식물쓰레기 제거 작업은 늦으면 내달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사고 발생 직후부터 악취 민원을 제기해 온 상리동 주민들의 고통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약 2백억원을 투입해 지난 3월부터 특허공법으로 내세웠던 기존의 건·습식 분리 소화조를 포기하고 일괄습식 소화조로 전면 교체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음식물쓰레기 악취로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상리동 주민대표 4명은 지난 19일 오전 대우건설을 항의방문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업체와 대구시, 서구청은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성복수 상리동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더는 이렇게 못 살겠다. 상리처리장을 철거하든지 주민들을 이주시켜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소화조 찌꺼기를 비우는 작업을 끝내면 악취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