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를 요구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박 대통령에 대한 공세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차별화를 통해 견제구를 던지는 모양새다.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약 1시간 동안 조찬회동을 갖고 현 정국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안 전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여러 이야기들이 정치권에 있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가장 빨리 혼란을 수습하는 방법은 박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라는 점."이라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그는 이어 "내치와 외치를 나누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눌 수가 없다. (박 대통령은)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외국에서도 (박 대통령을)대한민국의 외교적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또 14개월 남은 기간 동안 총리가 책임을 맡는다는 것도 옳지 않다. 박 대통령이 빨리 물러나고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자는 게 나와 박 시장 공통 의견."이라고 야권에서 요구하는 박 대통령 2선 후퇴보다 더 강도 높은 주장을 폈다.안 전 대표의 이같은 주장은 박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국회추천총리 임명을 원하는 문재인 전 대표와는 차별화되는 것으로 한층 강경한 입장이다. 박 시장도 이날 회동 후 문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박 시장은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정치적이 이해득실이나 정파적 고려는 있어선 안 된다고 본다. 정치권이 더 이상 머뭇거려선 안 된다. 뜻을 같이하는 정치인들이 함께 해야 한다."면서 대통령 하야를 언급하지 않는 문 전 대표를 압박했다.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은 이날 회동에서 12일 민중총궐기에 참석하기로 뜻을 모았다. 집회에 직접 참석해 시민들과 한목소리를 내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이 단독회동을 가진 것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결정을 위한 회동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두 사람이 내년 대선에 관한 논의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배석자들은 대선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도 "지금 대선이야기보다 상황을 수습하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